“금메달이 확정되는 순간 하늘에 계신 부모님 얼굴이 떠올랐다.”
한국 선수단에 네 번째 금메달을 안긴 육군 병장 황희태(28ㆍ상무). 그는 4일 새벽(한국시간) 열린 2006도하아시안게임 남자 유도 90㎏급 결승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고 “세계선수권과 아시안게임을 제패했으니 이제 올림픽 우승에 도전하겠다”고 씩씩하게 말했다.
황희태의 주특기는 배대뒤치기와 업어치기. 결승에서 만난 막심 라코프(카자흐스탄)를 제압한 것도 바로 배대뒤치기였다. 황희태는 3분 5초께 왼발로 배대뒤치기를 시도했다. 미리 눈치챈 라코프가 몸을 뒤로 빼자 황희태는 재빨리 오른발로 라코프를 넘어트렸다. 지략에서 앞선 황희태는 유효를 얻어냈고, 결국 우승했다.
전남 신안이 고향인 황희태는 1남5녀 가운데 막내로 태어났다. 대학 진학과 함께 어머니와 아버지를 잃은 그는 “하늘에 계신 부모님께 금메달을 바치겠다”고 다짐했다. 2003년 세계선수권을 거머쥔 황희태는 2004년 아테네올림픽에서 좌절한 뒤 한동안 방황했다.
국군체육부대에 입대한 뒤 마음을 다잡은 황희태는 2년 뒤 약속을 지켰다. “돌아가신 부모님과 뒷바라지해준 누나들에게 영광을 돌린다.” 동생의 늠름한 모습에 둘째 누나 황인선씨는 “하늘에 계신 부모님도 기뻐하실 겁니다”라며 감격했다.
이상준 기자 j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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