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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하 아시안게임/이란 미레스마엘리 컴백 '정치는 잊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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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하 아시안게임/이란 미레스마엘리 컴백 '정치는 잊고…'

입력
2006.12.04 2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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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는 묻지 마세요.”

4일 카타르 스포츠클럽 유도장에서 벌어진 아시안게임 남자 유도 66kg급에 출전한 이란의 아라쉬 미레스마엘리(25)는 2년 전 아테네올림픽을 떠들썩하게 했던 선수다.

대회 개막전 “억압 받는 팔레스타인 국민을 위해 이스라엘 선수와는 경기를 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던 미레스마엘리는 대진 추첨 결과 1회전에서 이스라엘의 에후드 박스와 맞붙게 되자 고의로 체중을 늘이는 방법으로 경기를 포기했었다. 2001년과 2003년 세계선수권 우승자인 미레스마엘리는 아테네올림픽의 강력한 우승후보였다.

때문에 세계 스포츠계는 발칵 뒤집혔다. 미레스마엘리의 이런 행동에 대해 스포츠계는 “용기 있는 결정”이라는 쪽과 “올림픽을 정치적인 목적으로 이용해서는 안 된다”는 쪽으로 갈려 치열한 논쟁이 오갔다.

당연히 미레스마엘리의 조국인 이란에선 그를 영웅으로 추켜세웠다. 당시 모하메드 하타미 이란 대통령은 “테러와 학살을 반대하는 그의 희생적인 행동은 이란의 영광으로 기록될 것”이라며 경의를 표했고, 이란 정부는 그에게 12만 달러의 포상금을 지급한 바 있다.

그러나 어떤 보상도 경기에 참가하지 못하는 운동 선수의 슬픔을 대신할 순 없었다. “경기를 포기하는 것은 너무나 어려운 결정이었고, 힘든 훈련과정을 지켜본 내 가족도 슬퍼할 것”이라고 말했던 미레스마엘리. 그가 과거의 논쟁을 뒤로하고 2008년 베이징올림픽 출전을 위한 새 출발에 나섰다. 이번 아시안게임이 2년 뒤의 올림픽 금메달을 가늠할 수 있는 전초전인 셈.

미레스마엘리는 “과거의 일은 잊었다. 나는 오로지 미래만 생각할 뿐이다. 매일 하루에 4,5시간씩 훈련을 해왔다. 베이징 올림픽은 분명 다를 것이며 내가 금메달을 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치적인 이유로 영웅이 됐던 미레스마엘리가 진정한 매트의 영웅으로 거듭날 수 있을 지 관심이 모아진다.

도하(카타르)=한준규 기자 manbo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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