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겨울과 내년 봄 국내 중형 수입차 시장에서 ‘태풍의 눈’으로 떠오른 혼다 시빅을 둘러싼 논쟁이 거세지고 있다.
혼다코리아는 시빅을 현대자동차 중형 세단인 쏘나타와 동급이라고 소개하는 반면, 현대차 등 국내 업체들은 한단계 아래인 아반떼와 같은 준중형차라고 반박하고 있다.
혼다코리아는 지난달말 신형 8세대 ‘시빅 2.0’을 선보이면서 배기량 2,000㏄의 중형 세단이라고 강조했다. 혼다코리아 관계자는 “시빅을 아반떼와 비교하는 것은 잘못이며 차체나 엔진 및 차량 성능 등에서 아반떼보다는 한 단계 높은 중형 세단”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현대차측은 “미국에서 시빅은 아반떼와 경쟁하는 차가 틀림 없으며 쏘나타의 경쟁하는 혼다 모델은 시빅이 아니라 어코드”라고 선을 긋고 나섰다. 시빅 2.0 가격을 쏘나타(2,400만원 내외)보다 높은 2,990만원으로 책정, 국내 시장에서는 쏘나타와의 경쟁 구도를 형성해 보려는 혼다코리아의 전략에 휘말리지 않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그렇다면 혼다와 현대차 가운데 어느 쪽 주장이 맞을까. 결론부터 말하면 차체로 따진다면 아반떼쪽에 가깝고, 엔진성능 쪽으로 따지면 쏘나타쪽에 가깝다.
시빅은 차 길이가 4,540㎜로 신형 아반떼(4,505㎜)보다는 크지만, 쏘나타(4,800㎜)에는 미치지 못한다. 또 차량의 폭(1,775㎜)과 높이(1,480㎜)도 쏘나타(폭 1,830㎜ㆍ넓이 1,475㎜)보다 아반떼(1,775㎜ㆍ1,480㎜)에 가깝다.
하지만 2,000㏄급 배기량을 기준으로 할 경우 시빅은 아반떼보다 한 단계 위다. 배기량 1,998㏄의 시빅 2.0 엔진은 최고 출력이 155마력이며 연비는 ℓ당 11.5㎞이다. 신형 아반떼 1,975㏄의 출력이 134마력, 연비는 ℓ당 12.8㎞인 것을 감안하면 일단 시빅 2.0은 중형차급 심장을 갖고 있는 셈이다.
한편 쏘나타의 경우 배기량 2,000㏄모델은 택시로만 판매돼 직접 비교가 어렵지만, 택시형 2,000㏄모델 엔진의 성능은 시빅 2.0 엔진과 비슷하다.
조철환기자 chc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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