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마초나 마약 전력이 있는 연예인들에게 히로뽕을 보낸 뒤 금품을 요구하며 협박한 사건이 잇따라 발생해 검찰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개그맨 A씨는 10월 초 소속 기획사를 통해 한 통의 소포를 받고 깜짝 놀랐다. 소포에는 협박 편지와 함께 각각 히로뽕 1회 투약분(0.03g)이 담긴 1회용 주사기 7개가 들어 있었다. 협박범은 A4용지 2, 3장 분량에 컴퓨터로 작성한 편지에서 “돈을 은행 계좌로 보내지 않으면 마약 투약 사실을 공개하겠다”며 현금 2억원을 요구했다. 9월 초에도 개그맨 B씨가 비슷한 내용물의 소포를 배달받았다. 이들은 즉시 서울 강남경찰서에 신고했고 조사결과 해당 계좌는 같은 법인 명의를 도용한 대포통장으로 밝혀졌다.
가수 C씨와 D씨도 10월 초 히로뽕과 협박편지가 동봉된 소포를 받고 경기 성남지청에 신고했다. C씨에게는 0.1g 분량의 히로뽕이 든 주사기 10개, D씨에게는 6개가 배달됐다.
이들은 검찰에 자진 출석해 마약 도핑테스트까지 받고 무혐의를 입증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른 지방 검찰청에도 같은 피해를 입은 여자 탤런트 E씨의 신고가 접수됐다.
수사기관에 따르면 용의자는 해당 연예인들을 협박하며 이른바 ‘던지기’ 수법을 이용했다. 던지기는 마약을 불특정 다수에게 택배로 보내거나 차 안에 몰래 숨겨 놓고 이를 수사기관에 알리겠다고 협박해 누명을 씌우는 테러를 말한다. 용의자는 해당 연예인들이 마약 투약 전력 때문에 쉽게 신고하지 못할 것으로 판단, 범행 대상으로 삼은 것으로 보인다. 수사 관계자는 “편지 내용 등이 같은 점으로 미뤄 동일범의 소행으로 보인다”며 “배후에 전문 마약조직이나 판매책이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김이삭 기자 hiro@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