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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성호 亞게임 첫 金… 女정구 단체전도 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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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성호 亞게임 첫 金… 女정구 단체전도 金

입력
2006.12.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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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 유도의 장성호(28ㆍ수원시청)가 한국 선수단에 첫 금메달을 선사했다.

장성호는 3일(한국시간) 카타르 스포츠클럽 유도장에서 열린 제15회 도하아시안게임 남자 100㎏급 결승에서 ‘천적’ 이시이 사토시(일본)를 한 판승으로 꺾고 ‘금맥’을 캤다. 1분58초를 남겨두고 안뒤축후리기로 절반을 따내며 기세를 올린 장성호는 종료 11초전 전광석화 같은 허리후리기 한판으로 통쾌한 승리를 거뒀다.

여자정구도 단체전 결승에서 일본에 짜릿한 2-1 역전승을 거두고 금메달을 추가하며 94년 히로시마대회 이후 4연패 위업을 달성했다.

도하(카타르)=한준규 기자 manbok@hk.co.kr

유도 장성호, 만년 '2인자 설움' 날려보냈다

남편을 응원하러 멀리 도하까지 날아온 ‘새색시’. 가지런히 모아진 그의 두 손에는 은색 십자가가 쥐어져 있었고, 그의 눈은 기도하느라 감겨 있을 때가 더 많았다.

아시안게임 남자유도 100㎏급 결승전이 벌어진 3일(한국시간) 카타르 스포츠클럽 유도장. 관중석에서 초조하게 기도하던 김성윤(27)씨는 남편 장성호(28ㆍ수원시청)의 결승전이 시작되자 벌떡 일어섰다.

장성호가 1분58초를 남기고 일본의 이시이 사토시(20)에게 안뒤축걸기로 절반을 따내자 잔뜩 긴장한 표정으로 경기를 지켜보던 김성윤씨의 얼굴빛이 조금 환해졌다. 굵직한 대회에서 유독 은메달이 많아 ‘영원한 2인자’라는 꼬리표가 따라붙었던 남편이 종료 11초전 통렬한 허리후리기로 이시이를 쓰러뜨리며 한국의 첫 금메달을 확정 짓던 순간. 김씨는 자리에 털썩 주저앉아 눈물을 쏟았다.

“대회를 앞두고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을 텐데 전혀 티를 내지 않아 오히려 마음이 아팠다”며 울먹이던 김씨는 “남편이 너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지난 99년 세계선수권을 비롯해 2002년 부산아시안게임, 2004년 아테네올림픽에서 줄곧 은메달에 머물렀던 ‘징크스’를 날려버린 장성호. “결혼한 지 1년도 안됐는데 선수촌에 들어가느라 주말부부로 지냈다. 남의 귀한 딸을 데려와 용인에 처박아 놓고, 주말에만 들어가는 게 너무 미안했다. 금메달을 결혼 1주년 선물로 주고 싶다”고 말했다.

둘이 결혼식을 올린 것은 지난해 12월17일. 2004년 아테네올림픽이 끝난 직후 소개로 만날 때만 해도 김씨는 유도가 어떤 운동인지 몰랐다고. 김씨는 “처음엔 유도와 태권도를 구분하지 못했다. 레슬링처럼 몸에 꼭 달라붙는 옷을 입고 싸우는 것을 유도로 알았다”고 말했다.

대학로의 한 소극장을 통째로 빌려 프로포즈한 장성호의 ‘잘생긴’ 얼굴에 반해 결혼에 골인한 김씨는 덕성여대를 졸업한 뒤 성균관대에서 아동심리학으로 석사 학위를 받았다. 올초부터 박사 과정을 밟으려 했으나 남편 뒷바라지를 위해 잠시 학업을 미룬 상태다.

이번 금메달로 힘을 얻은 장성호는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 도전할 뜻을 밝혔다. “후배들에게 이번에 지면 은퇴하겠다고 했는데 이젠 욕심이 난다”고 말했다.

장성호가 결승에서 꺾은 이시이는 지난 4월 전일본선수권에서 아테네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스즈키 가쓰라 오사무(100kg이상급)를 꺾어 일본 유도의 희망으로 떠오른 기대주. 장성호는 “지금까지 3번 맞붙어 모두 졌는데 한번 더 진다고 크게 티가 안날 것 같았다. 그래서 되는 데로 해보려 했다”며 웃었다.

도하(카타르)=한준규기자 mailto:manbo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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