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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 상담] 학과 우선? 대학 우선?

입력
2006.12.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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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과 부적응 땐 대학생활 망치기 십상전과·복수전공도 만만치 않아 대학 우선 지원할땐 신중해야

Q :

수능을 본 고3학생입니다. 주변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학과는 중요한 게 아니니 목표대학을 정해놓고 점수 되는 학과를 가라는 이야기가 있고, 반면 학과를 먼저 정하고 점수상 가능한 대학을 진학하는 것이 좋다라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어느 것이 맞는 것인가요?

A :

매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끝나고 채점결과가 나오면 대형 입시학원들을 통해서 배치기준표가 작성되어 배포가 됩니다. “적성에 맞는 학과를 가야지”, “장래희망과 밀접한 학과를 가야지”라고 생각했던 ‘적성우선’의 학생과 학부모조차도 배치기준표를 본 후부터는 배치기준표상 한 칸이라도 더 위에 있는 곳을 가는 것이 제대로 된 진로지도인 것처럼 생각하게 되는 ‘배치표 우선’의 현상이 이때부터 벌어집니다. ‘배치표 우선’으로 여론을 주도해 나가는 사람들은 이렇게 주장합니다. “어떻게 적성에 딱 맞는 것을 할 수 있나요, 하다 보면 맞춰지는 거지요”라고 말입니다. 또, 대학진학을 적성 또는 장래목표와 연결시키지 않는 가정에서는 “일단 붙고 나서 전과를 하거나, 복수전공 또는 부전공을 하면 되겠지요.”라고 쉽게 말을 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러한 말들은 어떤 근거에 의한 논리적인 생각의 결과라기 보다는 ‘어떻게든 잘 되겠지’라는 막연한 기대감의 표출에 불과합니다.

실제로 대학 입학 후 전과와 복수전공을 기대하며 대학이름만 보고 상대적으로 낮은 학과에 지원한 사람은 대학입학 후 학과에 대한 부적응으로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없습니다. 대학을 다니며 다시 대입을 준비하는 ‘반수’의 유혹과 ‘편입’의 유혹에서 늘 헤어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그 학과에서 공부를 잘하는 학생에게만 주어지는 전과나 복수전공의 혜택을 받기는 참 어려운 것이지요. 결국 대학이름만 보고 그 학과의 특성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채 대학에 진학을 한 학생들은 대학교생활을 겉돌게 되고 졸업할 때는 취업에 어려움을 겪는 모습들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대학은 사회에 진입하기 바로 직전의 최종교육기관입니다. 대학에서 어떤 공부를 했느냐가 사회의 진입을 결정한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그러므로 성공적인 사회진입을 위해서 대학생활은 대단히 중요하며, 그 대학생활을 즐겁게 만들어 주는 것이 바로 자신이 하고 싶은 공부를 하는 것이요, 그 하고 싶은 공부를 하는 것이 바로 학과선택인 것입니다.

따라서, 수능을 치르고 난 학생들은 지금부터라도 ‘내가 사회에 나갈 때 하고 싶은 일이 과연 무엇인가? 그 일을 하려면 어떤 학과로 진학하는 것이 유리한가?’에 대한 답을 찾으려고 노력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 찾은 답을 가지고 앞으로 있을 정시모집에서 가/나/다군 3회에 걸친 지원을 할 때도 합격하게 되면 그래도 열심히 다닐 수 있는 곳으로 지원을 하기 바랍니다. 일단 붙고 나서 반수, 전과, 편입, 복수전공, 부전공 등을 생각해 보자는 심산으로 지원을 한다면 아까운 지원기회 한번을 날리는 것이라고 생각해야 합니다.

대학의 현실적인 수준차이에 대한 사회인식을 굳이 고려한다면, 중상위권 대학일 경우에는 학과를 중심으로 생각하는 것이 좋으며, 중하위권 대학일 경우에는 조금이라도 인지도 있는 대학을 선택하는 것이 나중에 유리할 수 있습니다. 이과의 경우에는 전공에 따라 진출경로가 확연히 달라질 수 있으므로 학과위주로, 문과학생들의 경우에는 경영, 경제, 법학 등 일부 학과를 제외하고는 전공불문이 많으므로 대학위주로 선택하는 것이 사회진출에는 유리할 수 있습니다.

/조진표ㆍ진로 및 진학상담 전문가, 와이즈멘토 대표, www.wisemento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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