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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니는 唱… 동생은 가야금 "서로의 소리 얹고 또 받쳤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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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니는 唱… 동생은 가야금 "서로의 소리 얹고 또 받쳤죠"

입력
2006.12.02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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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악계의 프리마돈나 안숙선(57ㆍ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씨와 가야금 명인 안옥선(53ㆍ중앙대 초빙교수)씨 자매가 1일 나란히 음반을 냈다.

국악음반 기획사 사운드스페이스에서 제작한 안숙선씨의 음반 <기억 속의 동화> 에는 '옹헤야' '물레타령' 등 민요와 판소리 '춘향가'의 한 대목이 담겼고, 안옥선씨는 <바람의 길> 에 '최옥산류 가야금 산조'와 '살풀이'를 실었다. 언니는 동생의 살풀이 연주에 창을 얹고, 동생은 가야금 반주로 언니의 소리를 받쳐 서로의 음반에 이름을 올렸다.

전북 남원에서 2남3녀 가운데 둘째와 셋째로 태어난 이들은 '뼈대 있는' 국악 가문 출신. 대금산조 보유자 강백천이 어머니의 사촌, 판소리 동편제 보유자 강도근이 외삼촌, 가야금 명인 강순영이 이모다. 어릴 때부터 음악에 재능을 보였던 두 사람은 이모의 손에 끌려 판소리와 가야금을 배운 이래 50년 가깝도록 같은 길을 걷고 있다.

지난달 30일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마주앉은 자매는 3시간이 넘도록 이야기꽃을 피웠다. "예인으로서의 끼나 흥은 동생이 훨씬 많았죠.

어릴 때 얘를 업고 길을 가는데 음악이 나오니까 등 뒤에서 어찌나 뛰어대는지, 도랑에 빠진 일도 있어요."(안숙선) "언니는 판소리뿐 아니라 공부도 1등이었어요. 성실한데다 집중력까지 대단해서 나 같은 한량과는 차원이 달랐어요. 뭘 했어도 그 분야에서 최고가 됐을 거예요."(안옥선)

쉰 나이가 넘은 동생을 '애기'라고 부르는 안숙선씨는 아직도 동생을 볼 때마다 "연습 좀 하라"고 잔소리를 한다. 어린 시절 연습벌레인 자신과 달리 학원에 자주 빠지는 동생을 붙들고 밤늦게까지 그날 배운 것을 가르쳐주기도 했다. "그렇게 연습을 안 하고도 늘 연주는 잘 했으니 참 희한한 애기야. 요즘 개량 가야금 연주까지 해내는 걸 보면 대단해요."

안옥선씨는 함께 해외공연을 갈 때마다 "소리를 하는 언니는 몸을 조심해야 한다"며 짐도 대신 들고, 다림질도 도맡아 한다. "언니처럼 격조 있고 반듯한 소리를 하는 사람이 없다"고 자랑하는 안옥선씨에게, 질투심이 든 적은 없냐고 물었다. "국립창극단 기악부 시절, 창극단 주역을 도맡아 하는 언니 덕을 본다는 이야기에 마음이 상했던 적은 있지만 심통이 난 적은 한 번도 없어요. 언니는 늘 마음의 기둥과도 같은 존재죠."

"솔직히 말해봐. 그래도 샘은 났지?"라며 웃는 안숙선씨도 "동생이라서가 아니라 연주할 때 절묘하게 소리를 방해하지 않고 들어오는 감각이 정말 뛰어나다"고 화답했다.

이들은 내년에는 가족 음악회를 열 계획이다. 국립창극단 기악부 거문고 연주자인 안숙선씨의 딸 최영훈씨까지 한 무대에 오른다. 안숙선씨는 "다음에는 아이들도 쉽게 따라 부를 수 있는 창작 민요 음반을 내고 싶어요. 동생이 가야금을 하고 내가 소리를 하고 그러면 좋겠죠"라고 말했다.

글 김지원기자 eddie@hk.co.kr사진 김주성기자 poe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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