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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이 살아야 기업도 뜬다/연말 재계 인사서 인맥·추진력 갖춘 홍보맨들 승승장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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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이 살아야 기업도 뜬다/연말 재계 인사서 인맥·추진력 갖춘 홍보맨들 승승장구

입력
2006.12.01 2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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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 재계 인사에서 홍보맨들이 잇달아 승승장구하고 있다. 대외 이미지가 기업 경쟁력을 가늠하는 핵심요인으로 부상하면서, 오랫동안 홍보 분야에서 잔뼈가 굵은 홍보맨이 부사장 전무 등 요직에 중용되는 경향이 올들어 급격히 확산되고 있다.

최근 재계인사에서 홍보임원에 대한 배려가 가장 돋보이는 곳은 현대중공업, KT, 금호아시아나, 한솔. 현대중공업의 경우 권오갑 전무가 부사장으로 올라간 것이 눈에 띈다. 권 부사장은 1997년부터 현대중공업 서울사무소에서 일해온 그룹 내 대표적인 홍보맨. 홍보 외에도 경영지원과 수출입업무, 법무, 호랑이축구단장까지 맡고 있다.

이병우 KT 홍보실장(상무)도 전무로 승진하면서, 핵심 사업인 마케팅본부장을 맡았다. KT관계자는 "남중수 사장이 내년 역점사업으로 선정한 와이브로, 인터넷TV사업의 경우 대외협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분야"라며 "이 전무는 대외 인맥이 두텁고, 추진력도 뛰어나 마케팅 사령탑에 적임자"라고 말했다. 능력이 입증된 홍보맨을 내년 핵심사업의 전면에 투입한 셈이다. 관계사인 KTF 유석오 홍보실장도 상무보에서 상무로 한단계 올랐다.

올해 대우건설 인수 등으로 몸집을 키워온 금호아시아나그룹도 장성지 홍보담당 상무를 전무로 승진시켰다. 장 전무는 삼성전자와 대한항공을 거쳐 88년 아시아나항공 홍보팀장으로 입사했다.

홍보 업무만 거의 20년째로 마당발을 자랑한다. 올해 인수합병(M&A)시장에 나왔던 매물중 최대어로 꼽히는 대우건설 인수 등 굵직한 홍보 현안을 말끔하게 이끈 공로를 인정받았다는 게 그룹 관계자들의 평가다.

고명호 한솔그룹 상무도 경영지원 총괄 부사장으로 두단계나 점프했다. 삼성전자 출신으로 95년 계열분리 과정에서 한솔그룹으로 옮겨왔다. 98년 12월부터 홍보업무를 맡았으며, 그룹이 한창 어려울 때 대외창구 역할을 무리없이 추진했다는 게 중론이다.

신세계 박주성 홍보실장은 상무보에서 상무로, 애경그룹 양성진 홍보부장은 홍보이사로 승진해 재계 홍보맨들의 약진 대열에 합류했다.

재계 관계자는 "경영 환경이 어려워지면서 적극적인 회사 홍보가 매출 증대와 같은 실질적 효과로 나타남에 따라 기업들이 홍보 기능을 대폭 강화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내년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그룹이나 기업의 '입' 역할을 하는 홍보임원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 커진 것도 이들이 중용되는 또 다른 요인이다. 정치권과 시민단체의 반(反) 기업정서가 높아지면서 이를 누그러뜨리는데도 홍보맨의 역할이 중시되고 있다.

모 그룹 관계자는 "최근 재계 정기 사장 및 임원 인사에서 홍보 책임자들의 부상이 눈에 띄는 것은 홍보업무의 전문성이 그만큼 강조되고 있기 때문"이라며 "홍보맨들의 위상도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최연진기자 wolfpack@hk.co.kr 전태훤기자 besam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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