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 6년째 살고 있는데 여전히 정치는 이해할 수 없다. 외국인들과 대화를 해봐도 마찬가지다. 한국 학생들도 비슷하다. 많은 학생들은 정치에 대해 비관적이다. 그냥 서로 싸우기만 하니 정치인들이 강아지들보다도 더 수준이 낮다고들 한다. 공약을 많이 내세우지만 지키지 않으니 거짓말쟁이라고 한다.
소란을 떠는 사람들 또는 자기 주머니만 채우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사람들이라고도 했다. 한국이 선진국이라고 생각하냐는 질문에는 정치인들만 빼면 선진국이라고 대답하는 학생들이 대다수였다.
● "정치인들만 빼면 선진국"
네덜란드 라디오와 가끔 인터뷰를 하기 때문에 한국 정치를 이해하기 위해 많이 노력했지만, 내가 한국 정치를 이해하지 못하는 이유는 이렇다. 장관들이 임명됐다가 관두는 것을 자주 보는데 그것도 너무 빨리 진행된다.
이름을 기억하기도 너무 힘들다. 당의 이름이 자주 바뀌는 것도 마찬가지다. 정치인도 당을 바꾸기 일쑤니 누가 보수적이고 진보적인지 더 이상 알 수 없다. 외국인들과 얘기를 하다 보면 이런 이유로 한국 정치에 대해 이해하기를 포기한다고 한다.
젊은이들은 정치를 신임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투표를 하지 않을 것이다. 그런데 정치인들은 이 젊은이들의 표가 필요하다. 정치 전문가도 정치인도 아니지만, 한국의 정치적 제도는 정밀한 건강진단이 필요하다. 헌법을 바꾸려면 3분의 2의 찬성이 필요한데 그렇게 될 것 같지도 않기 때문에 쉽지 않은 일이다.
물론 다른 많은 나라에서도 사람들은 정치를 싫어한다. 그리고 정치인이 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한국처럼 정치제도에 불만이 많은 곳은 보지 못했다. 내가 학생이었을 때 많은 학생들이 어떤 사상을 가지고 있었고, 한 당의 당원이거나 직접 활동을 하는 것을 보았다.
솔직히 한국에서는 그런 활동을 하는 학생들은 별로 볼 수 없다. 어쩌면 내가 본 학생들이 평범하지 않을지도 모르나 나는 그 학생들이 평범하다고 생각한다.
정치제도가 미국 식에 너무 의존해 한국에 적합하지 않은 것은 아닐까. 어쩌면 유럽식에 근거한 체계가 더 나을지도 모른다. 대부분의 유럽국가에선 의원들이 의회를 구성하는데 당이 많아서 종종 시간이 오래 걸리고, 의회가 구성되기 전까지 많은 타협을 한다.
사회심리학적으로 많은 대화는 일반적으로 좋은 결과를 낳는다. 정부에 어떤 안정감을 주는 것이다. 한 정부가 유지되는 한 한번 임명된 장관들은 계속 일하는 것이 좋다.
● 사람이 안 되면 제도로 안정성을
정치인들에 대한 확신이 서지 않으면 정치제도를 비판적으로 바라봐야 한다. 개인적으로 보기에 한국 정치는 대통령이 너무 많은 힘을 가지고 있고 체제에 안정감이 없는 것 같다. 정치제도가 장기적으로 생존하려면 안정성이 중요하다.
한 나라를 한 사람이 통치하는 구조는 좋지 않다. 가장 강력한 힘을 지닌 한 명의 권력자가 아니라 의회에 의해 평가를 받는 모임의 대표가 리더가 되어야 한다. 이를 통해 한국은 필요한 안정감을 찾을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헨니 사브나이에ㆍ단국대 교양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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