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학교에 60대 교장에서 20대 신참 교사까지, 4대에 걸친 사제관계의 교사 4명이 근무하고 있다.
전남 영광군 학교법인 해룡학원의 해룡중ㆍ고교에 근무중인 권재국(60ㆍ해룡고) 교장과 박석원(49ㆍ해룡고), 김미숙(40ㆍ여ㆍ해룡고), 김선경(26ㆍ여ㆍ해룡중) 교사는 모두 사제관계다.
권 교장은 해룡중에서 영어교사로 근무하던 시절 3학년이던 박 교사의 담임이었다. 박석원 교사는 해룡고 2학년이던 김미숙 교사에게 물리와 지구과학을 가르쳤고, 김미숙 교사는 해룡고 1학년이던 김선경 교사에게 국어를 가르쳤다.
이들은 여건이 좋은 도시학교 등에서 교사의 길을 걷을 수 있었으나 스승의 뒤를 잇기 위해 모교에 지원하면서 자연스럽게 ‘교육 4대’를 이뤘다. 권 교장은 “교육 4대가 한 학교에서 근무하는 경우는 매우 드문 일일 것”이라며 “세 분 모두 모교에서 교직생활을 하기 때문에 학교사랑과 후배사랑이 극진하다”고 칭찬했다.
박 교사는 1974년 해룡중을 졸업할 당시 광주에 있는 고교에 진학한 2명의 학생 중 한 명이었다. 권 교장은 당시 학생이었던 박 교사에게 늘 자상한 관심을 쏟았고, 박 교사는 권 교장의 집도 자주 찾는 등 사제관계를 떠나 마치 형님처럼 잘 따랐다.
박 교사는 “교장 선생님은 늘 학생 곁을 지켜주시는 형님과 같은 분이셨다”며 “교단에 선 이후에도 제자를 꼼꼼히 챙겨주셔서 늘 편안한 마음으로 일하고 있다”고 말했다. 권 교장은 “사석에서는 제자이기 때문에 이름도 부르지만, 학교에서는 깍듯이 ‘박 선생’ 하고 존칭을 사용한다”고 말했다.
또 박 교사는 제자인 김미숙 교사를 ‘매우 똑똑하고 공부 잘 하는 학생’으로, 김 교사는 박 교사를 ‘선배로서 후배들의 기강을 확실하게 잡은 호랑이 선생님‘으로 기억하고 있다. 막내인 김선경 교사는 “김미숙 선생님이 모교 출신이라는 점 때문에 학생들이 조심하고 잘 따랐다”고 말했다.
박 교사는 ““교장 선생님이 곧 정년이기 때문에 5대가 한 학교에서 근무하는 것은 아마 힘든 일 같다”며 “모범적인 4대 사제지간을 이어가기 위해 학생들을 가르치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영광=김종구기자 sor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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