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단을 두른듯 아름답다는 금산이 있고, 빨갛고 예쁜 현수교가 뭍을 잇는 경남 남해가 고급 휴양 관광지로 거듭 태어나고 있다.
남해에 세계적인 브랜드인 ‘힐튼(Hilton)’을 간판으로 내건 리조트가 들어섰다. 남해도 서쪽 해안가 구미나무숲과 인접한 남면 덕월리에 지난달 문을 연 ‘힐튼 남해 골프&스파 리조트’가 주인공이다.
시원한 바다를 향해 멋진 샷을 날리고, 스파에선 온 몸의 스트레스를 풀면서 요트 등 수상스포츠까지 즐길 수 있도록 마련된 가족형 고급 리조트다. 170개의 객실과, 18홀의 골프장을 갖췄다. 금강산 골프장을 거느린 ‘에머슨 퍼시픽 그룹’의 소유로 관리와 운영은 해외 유명 체인인 ‘힐튼 월드와이드 리조트’가 맡는다.
힐튼 이름값을 하느라 그런지 방도 가장 작은 게 35평형이다. 이밖에 45평형, 52평형의 스위트룸이 있고 78평형 고급 빌라가 20채 있다. 건물들은 지극히 ‘모던’하다. 리조트라면 쉽게 떠오르는, 하얀 벽면에 오렌지빛 짧은 지붕의 지중해풍이나 열대 분위기의 야자수잎 치렁거리는 풍경이 아니다. 건물엔 시멘트 질감이 그대로 살아있고 회색빛 철제 구조물의 단순한 조형이 현대 조각작품을 보는 듯 독특하다. 멀리서 보면 평범한 건물들처럼 도열해 있어 리조트라기 보다는 연립주택 단지로 생각할 정도다. 지형에 따라 그룹을 지어 들어선 건물들 중 가장 독특한 외양은 클럽 하우스 역할을 하는 로비 건물이다. 밤이 되면 보라색, 주홍, 에메랄드 빛의 조명을 번갈아 받으며 화사한 옷을 갈아 입는다.
리조트의 핵심은 골프장이다. 일부 땅을 깎고, 또 일부는 바다를 매립해 일군 골프장에 서면 바다 위에 떠있는 듯한 느낌이다. 18홀 전체에서 바다를 조망할 수 있는 골프장은 국내에선 이곳이 처음이다. 이중 4개 홀은 바다를 가로질러 샷을 하도록 디자인 되어있다. 비회원의 경우 그린피는 16만원.
스파시설인 ‘더 스파’는 작지만 고급스러운 인테리어가 돋보인다. 특히 ‘핫존’ ‘쿨존’ 등을 갖춘 찜질방의 모던한 디자인은 ‘찜질방도 이렇게 변신할 수 있구나’ 하는 감탄을 자아낸다. 스파 이용료는 1만8,000원.
리조트 시설이 최고급이다 보니 문제는 비용이다. 비회원의 경우 하루 숙박료는 35평(스튜디오형) 46만9,000원(세금ㆍ봉사료 미포함), 45평형(스위트룸) 56만9,000원, 52평형(스위트룸) 62만9,000원, 78평형(빌라) 92만9,000원이다. 웬만한 해외여행 경비 이상의 만만치 않은 가격이다. 리조트측은 “대신 출국수속이나 비행대기 등 해외여행에서 오는 번거로움이 없고, 해외 고급 리조트 이상의 서비스를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힐튼 남해 골프&스파 리조트 www.hiltonnamhae.com (055)863-4000
힐튼 리조트를 끌어들인 남해는 천혜의 자연환경을 품은 땅이다. 남해 주민들은 풍광의 아름다움은 어디에도 견줄 데가 없다고 자부하면서 남해를 ‘보물섬’이라 부른다.
금산 꼭대기에 걸려있는 보리암은 양양 낙산사 홍련암, 강화도 보문사와 더불어 전국 3대 관음도량으로 손꼽히는 곳. 창선교 밑을 흐르는 지족해협에는 죽방렴이 있다. 빠른 물살이 드나드는 물목에 참나무 말뚝을 박고 대나무발로 그물을 쳐서 죽방에 들어온 물고기가 물이 빠져 갇혔을 때 건져 올리는 원시어업 기구다. 1.5㎞의 방풍림으로 해안을 둘러싼 물건방조어부림 뒤편에는 독일마을이 있다. 1960년대 외화벌이를 위해 독일로 떠났던 광부, 간호사들이 국내로 돌아와 여생을 보내는 곳. 하얀 벽과 빨간 지붕으로 통일된 집들이 이국적이다.
앵강만 바닷길 입구의 노도는 서포 김만중이 유배왔다가 삶을 마감한 곳이다. 서포는 이곳에서 <사씨남정기> <구운몽> 등을 집필했다. 섬에는 그가 직접 팠다는 샘터와 머물던 집터, 처음 묻혔던 허묘가 남아있다. 남해대교 아래 충렬사 인근이나 미조항, 지족 죽방렴 인근에 횟집들이 몰려있다. 충렬사 인근의 유진회집(055-862-4040)은 싱싱한 회 외에도 주인 이영아(46)씨가 개발한 우럭찜(4인분 4만원)으로 유명하다. 남해군 문화관광과 (055)860-3801 구운몽> 사씨남정기>
남해=이성원기자 sung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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