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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제대로 알고 씁시다] 당뇨약은 평생 함께할 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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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제대로 알고 씁시다] 당뇨약은 평생 함께할 친구

입력
2006.11.30 2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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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동대문병원 내과 이혜진 교수

“한번 약을 먹기 시작하면 평생 먹어야 된다면서요. 부작용도 많다는데….”

당뇨병으로 약물 치료를 시작할 때 환자들한테 흔히 듣게 되는 말이다. 물론 약물이 당뇨병 관리의 유일한 방법은 아니지만, 식사와 운동 요법으로 적절한 혈당이 유지되지 않는 경우에는 약물 치료가 꼭 필요하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당뇨 진단을 받고 약물 치료를 권유 받은 후에도 관리를 하지 않고 아까운 시간을 보내기 일쑤다. 이유는 많다. 바빠서, 별다른 증상이 없어서, 당뇨병에 걸렸다고 생각하니 인생이 암울해서, 약 먹기 싫어서, 방법을 몰라서 등등…. 그러나 그렇게 뜸을 들이는 동안 당뇨병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서서히 몸을 갉아 먹고 있다는 사실을 잊어선 안 된다.

약물치료를 소홀히 하면 처음 진단 당시에는 약간의 식사 요법과 운동만으로도 어느 정도 조절이 되던 혈당이 차츰차츰 상승하면서 만성 합병증이 닥치게 된다. 약 먹기가 귀찮아서, 아니면 부작용이 무서워서 약을 기피하다가 결국은 심각한 당뇨 합병증으로 고생하기 십상이다. 따라서 적절한 시기에 약물 치료를 시작하는 게 중요하다. 약을 먹고 안 먹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라 혈당 조절을 잘 하는 게 중요하다.

약물치료를 시작한 후 많은 사람들이 혈당을 정상적으로 관리하고 있을 때 약을 줄이거나 끊어도 괜찮은지 궁금해 한다. 병원에 와서 담당의사와 상의하는 경우도 있지만, 본인 스스로 약물을 중단한 수개월 후에 갑자기 고혈당으로 응급실로 실려오는 경우도 종종 보게 된다. 당뇨병은 감기와 같이 일시적으로 걸렸다 치유되는 병이 아니다. 한번 걸리면 좋아질 수는 있어도 완전히 없어지지 않는 만성질환이기 때문에 약을 써서 좋아졌다고 끊으면 다시 나빠지기 쉽다.

따라서 꾸준한 식사요법과 운동요법을 병행해 성공적으로 혈당을 조절했다 해도 약을 줄이거나 끊을 때는 반드시 의사와 상의해야 한다. 약을 끊는 게 능사가 아니다.

반면 약을 지나치게 좋아하고 신봉하는 경우도 있다. 약물이 혈당을 조절하는데 큰 도움이 되는 것은 사실이지만 약을 먹고 있다는 것만으로 안심해서는 안 된다. 잘못된 방법으로 약을 복용할 경우 제대로 효과를 보지 못할 수도 있고 오히려 치료를 어렵게 만들기 때문이다. 간혹 환자들 중 “내 친구가 비싼 당뇨약을 먹는데 그 약을 먹은 후 혈당이 많이 좋아졌답니다. 저도 그 약으로 주세요” 라고 말하거나 심지어 다른 사람의 약을 먹은 후 이를 문의하는 경우도 있다.

약물의 종류는 상당히 많다. 의사는 그 중 환자에게 가장 적합한 약을 처방하기 때문에 누구에게나 제일 좋은 약이란 없다. 종류에 따라 먹는 시기와 방법이 달라질 뿐, 의사가 처방해준 본인이 먹는 약이 가장 좋은 약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만성 질환을 가진 환자들은 귀가 얇아진다. 잘못된 지식을 기반으로 무작정 약물을 피하거나 적절한 처방 없이 약물을 과잉 복용 또는 타인의 약물을 복용할 경우에는 무서운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결국 환자들이 의사는 물론 본인의 약물과 친해져야 하고, 식사와 운동요법을 병행하면서 당뇨와 함께 살아갈 때 행복한 당뇨인이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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