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필라델피아에서 델리 가게를 운영하는 재미동포가 심야에 침입한 5인조 권총 강도를 혼자 제압, 경찰에 인계하는 용감한 시민정신을 발휘했다. 특히 이들 떼강도 중 한 명은 경찰의 총을 빼앗아 달아났던 흉악범으로 밝혀졌다.
25일(현지시간) 오후 9시15분께 필라델피아에서 첼튼 마켓이란 델리 가게를 운영하는 이충석(48)씨 가게에 5인조 강도가 침입했다. 이씨는 사건 당시에 대해 “종업원 2명과 고객 4, 5명이 가게에 있었는데 두건이 달린 재킷을 입은 4명이 얼굴을 가린 채 뛰어들어와 강도임을 직감했다”고 말했다.
이들 중 2명은 카운터에 있던 이씨 앞으로 다가와 권총을 휘두르며 돈을 요구했고, 나머지 2명은 가게 뒤로 가 물건을 훔치기 시작했다. 가게 안에 있던 종업원과 고객들이 가게 바닥에 엎드리는 사이, 이씨는 카운터 서랍에 있던 호신용 권총을 꺼내 카운터를 넘어온 범인에게 1발을 발사해 쓰러뜨렸다.
이씨는 이어 카운터 앞에 있던 강도에게 연속해 총을 쏴 목과 다리, 가슴 등에 맞췄다. 그러자 범인들 중 1명은 다친 2명을 데리고 밖으로 나가 승용차 안에 대기하고 있던 공범 1명과 함께 달아났다.
이씨는 나머지 범인 1명이 가게 뒤 구석에 숨어있는 것을 발견하고 격투 끝에 제압해 종업원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인계했다. 경찰은 인근 지역을 수색, 템플대 병원 응급실에서 치료받고 있던 범인 4명을 검거했다. 총에 맞은 범인들은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씨는 합법적으로 권총을 소유하고 있었으며 사건 당시 모두 5발을 쏴 3발은 범인을 명중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은 이씨의 행위를 정당방위로 인정하고 조사를 마친 뒤 귀가시켰다. 지난해 9월에도 가게에 침입한 무장강도를 붙잡았다는 이씨는 평소 불의를 보면 참지못하는 성격으로, 태권도와 쿵후 유단자이며 18년 동안 사냥으로 사격술을 연마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지역 출신으로 첼튼 마켓 인근에 거주하는 드와이트 에반스 펜실베이니아주 하원의원은 “이씨는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해야 할 일을 했다”면서 “공공의 안전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미주한국일보 필라델피아 지국 = 홍진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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