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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 '2세 경영' 속도 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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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 '2세 경영' 속도 낸다

입력
2006.11.29 2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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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그룹 이명희 회장의 장남 정용진 부사장이 사장을 거치지 않고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신세계의 2세 경영 승계행보가 한층 속도를 내는 양상이다.

신세계는 29일 구학서 대표이사사장을 대표이사 부회장으로, 정용진 부사장을 경영지원실 부회장으로 각각 승진시키는 인사를 단행했다.

외관상 오너2세(정용진)와 전문경영인(구학서)의 '투톱' 체제를 이루는 모양새를 갖추게 됐지만, 재계는 이번 인사가 정 부회장 중심의 2세 경영체제 전환을 위한 마무리 수순인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즉, '정용진 체제'가 연착륙할 수 있도록, 관리의 달인인 구 부회장이 과도기를 책임지는 모양새를 갖추었다는 평가다.

한 재계 관계자는 "과거 SK그룹에서 최태원 회장체제가 정착될 수 있도록 손길승 전 회장이 정지작업을 했던 것처럼 신세계도 다가올 정 부회장 체제를 위해 구 부회장이 그런 역할을 하게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사실 신세계의 경영권 승계작업은 금년 초부터 가속이 붙는 양상이었다. 신세계는 지난 5월 "경영권 승계를 위해 대주주 일가의 지분 증여를 앞당길 것이며 깜짝 놀랄만한 수준의 (증여)세금을 낼 것"이라고 말해 파장을 일으킨데 이어, 실제로 9월엔 정재은 명예회장이 보유지분 전부를 자녀인 정용진 부회장과 정유경 조선호텔 상무에게 증여했다.

이를 통해 정 부회장의 신세계 지분율은 9.32%로 높아져, 어머니 이명희 회장(15.33%)에 이어 두번째를 많은 주식을 갖게 됐다.

정 부회장은 1996년말 신세계 전략기획실 대우이사로 입사, 2000년 3월 부사장으로 임명됐다. 그 동안 그룹본사와 이마트를 번갈아 출근하면서 직원들과 스킨십을 강화하는 등 나름대로 착실한 경영수업을 받아왔다는 평가다. 또 다른 재벌2세와는 달리 언론접촉도 활발히 하는 등 대외활동폭도 점차 넓히고 있다.

한편 신세계는 이날 단행된 정기임원인사에서 그룹 설립 이래 처음으로 여성임원 2명을 발탁했다. 신세계는 그룹내 패션부문을 대폭 강화한다는 방침 아래 지난해 신설된 패션연구소의 손영선(56) 부장과 이마트 패션디자인실 권오향(42) 부장 등 2명의 여성을 상무보로 발탁했다.

특히 신임 권 상무보는 울티모 논노 영도어패럴 데코 한섬 등 패션의류업계에서 잔뼈가 굵은 베테랑으로 지난해 신세계로 스카우트됐으며, 40대 초반 나이에 일약 임원으로 파격 발탁됐다.

신세계 관계자는 "경영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으며 혁신 실천의지가 확고하고 회사의 비전을 주도해갈 수 있는 인물들을 엄선했다"고 밝혔다.

이왕구 기자 fab4@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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