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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 이제는 누가 봐도 '내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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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 이제는 누가 봐도 '내전'

입력
2006.11.28 2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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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30일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과 누리 알 말리키 이라크 총리의 회담을 앞둔 상태에서 이라크는 이미 내전에 빠졌다는 평가와 경고가 잇따르고 있다.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은 27일 이라크전은 ‘거의 내전’ 상황이라고 규정했고 NBC방송 등 일부 미국 언론들도 내전이라는 표현을 공식적으로 사용하기 시작했다.

아난 사무총장은 이날 ‘이라크전이 내전이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현재 전개되는 상황을 볼 때 이라크는 거의 내전 상태”라고 말했다. 아난 총장은 이어 “악화하는 상황에 제동을 걸기 위해서는 철저하고 시급하게 조치가 취해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국의 3대 공중파 방송 중 하나인 NBC는 “다른 많은 언론사들처럼 이라크 상황을 내전이라고 묘사하길 망설였지만 세심한 검토 끝에 무장한 파벌들이 정치적 목적을 위해 싸우는 것을 내전이라고 규정하기에 충분하다고 보고 용어를 바꾸기로 했다”고 공표했다. 내전 표현을 공식화한 것은 NBC 방송이 처음이나 미 유력 언론들은 이미 내전이라는 단어를 사용하는 데 크게 주저함이 없었다.

뉴욕타임스는 26일 “이라크 내 유혈사태는 이미 내전 수위에 이르렀다는 게 대다수 학자들의 얘기”라고 보도했다. 뉴스위크도 “우리는 양측으로부터 사격을 당하는 내전의 한 가운데에 있으며 수니, 시아 두 종파 지도자들이 폭력을 조장하는 이라크가 내전 상황임은 더 이상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규정했다. 가토연구소의 테드 카펜터 부소장은 NBC의 결정에 대해 “분명히 하나의 중대한 초석”이라며 다른 언론 매체들도 내전이란 표현을 뒤따라 사용하기 시작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부시 행정부는 이라크 내 폭력사태가 ‘새로운 단계’에 진입했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내전이라는 규정에 대해서는 강한 거부감을 드러냈다. 고든 존드로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대변인은 “이라크 내 폭력사태는 바그다드 주변에 집중돼 있으며 전국적인 현상은 아니다”면서 “부시 대통령과 말리키 총리 모두 이를 내전으로 보지 않는다”고 주장했다.워싱턴=고태성 특파원 tsg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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