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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임기 중단 가능성' 각계 인사들의 고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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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임기 중단 가능성' 각계 인사들의 고언

입력
2006.11.28 2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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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불안하지 않게 끝까지 최선 다해야"이만섭 "대통령, 모든 책임 통감하고 민생 전념을"이부영 "남은 임기동안 사람 두루 만나 마음 열어야"손호철 "대통령 발언, 탄핵때처럼 양면적이고 협박조"

노무현 대통령이 28일 또다시 ‘임기 중단 가능성’을 거론하자 각계 전문가 및 중진ㆍ원로들은 하나같이 충격과 우려를 금치 못했다. 이들은 노 대통령과 정치권의 정면 충돌로 민생은 더욱 뒷전으로 밀리는 상황에 대해 우려하면서 노 대통령의 당적 포기와 거국ㆍ중립 내각 구성 등을 해법으로 제시했다.

특히 여당과 청와대 간의 갈등 뿐 아니라 임기를 들먹이는 노 대통령의 발언 등이 심각한 국민 불안과 민심 이반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걱정했다.

이만섭 전 국회의장은 “대통령이 임기 끝까지 최선을 다해야지 자기 마음대로 그만두면 책임 회피”라며 “노 대통령은 모든 책임을 스스로 통감하고 민생 문제에 전념하는 것이 지금까지의 과오에 대한 보상”이라고 말했다. 이 전 의장은 “남은 임기 끝까지 더 이상 일을 벌이지 말고 지금까지 해온 일을 조용히 마무리하는 게 좋겠다”고 충고했다.

열린우리당 이부영 전 의장은 대통령의 극단적 선택을 경계하면서 “나라 안팎이 갈등과 대립 상태인데 청와대가 중재자나 해결사가 되는 게 아니라 오히려 갈등의 진원지가 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앞으로 대통령이 정계개편이나 신당에 관심을 두기 보다는 경제, 외교 안보 문제 등에 전념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노 대통령이 남은 임기 동안이라도 사람들을 두루 만나서 조언을 듣고 마음을 열어야 한다”고 말했다.

정치권과 노 대통령의 정면 충돌 양상이 탄핵 사태 직전의 상황과 흡사하다는 반응도 있다. 서강대 정치외교학과 손호철 교수는 “(대통령의 대응 강도가) 2004년 탄핵 사태 당시로 돌아간 느낌이며 자의든 타의든 본인이 임기 도중 하야할 가능성을 거론한 것”이라며 “탄핵 때와 다름 없이 대통령의 발언이 양면적이고 협박조라는 점이 주목된다”고 평했다. 그는 “한나라당과 외부에서 나를 압박하지 않는 한 대통령직을 그만두지 않겠다는 것이며 더 이상 코너에 몰지 말라는 뜻”이라고 평가했다. 그럼에도 코너에 몰 경우 그만둘 수도 있다는 경고의 뜻을 담았다는 해석이다.

‘탄핵의 주역’인 민주당 조순형 의원은 대통령이 취임 때의 초심으로 돌아갈 것을 강조했다. 그는 “이번 기회에 심기일전해서 대통령 자신의 국정운영 스타일을 바꿔야 한다”며 “열린우리당과의 관계부터 복원해서 국정을 정상적으로 운영하고 임기를 채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도저히 집권당과 협력해 나갈 수 없는 상황이라면 하루빨리 탈당해 초당적 입장에서 야당과 국민에게 협력을 구하는 게 낫다”고 말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노 대통령이 정치권과의 ‘치킨 게임’(한밤 중에 도로의 양쪽에서 차를 몰고 정면으로 돌진하다가 충동 직전에 핸들을 꺾는 사람이 지는 경기)을 중단하지 않고 오만과 독선에 빠져있다”고 비판했다. 숭실대 정치외교학과 강원택 교수는 “이번의 노 대통령 발언에서 느낄 수 있는 것은 여전히 국민 다수가 생각하는 대통령의 역할과 대통령 스스로의 인식 사이에 괴리가 크다는 것”이라며 “전효숙 사태로 계속 대치하다 여기까지 오고 도저히 안되니 접고, 접고 나니까 못해먹겠다는 식으론 해선 안된다”며 “남은 임기에는 이미 해온 일들을 정리하는데 주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고려대 법학과 장영수 교수는 “헌법에 자진 사퇴를 금지하고 있진 않지만 리더십의 부재를 스스로 인정한 것”이라며 “국민 신뢰를 얻기 위해 스스로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석원 기자 s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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