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량주 투자가 최선이라고 믿는 투자자들도 가끔은 신념이 흔들릴 때가 있다. 최근 믿었던 현대차가 급락하면서 울상을 짓는 경우가 그렇다. 기다리고 또 기다리면 회사가 망하지 않는 한 주가는 다시 오르겠지만 급변하는 시황의 중심에 서 있자면 기다림이 쉬운 일은 아니다.
이런 투자자들에게 내달 상장될 예정인 개별주식선물은 좋은 기회가 된다.
개별주식선물이란 지수선물과는 별도로 삼성전자 등 개별 종목들을 선물상품화 해 거래하는 파생상품이다. 지금까지는 코스피200과 스타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한 선물상품만 있었다. 소액으로도 시가총액 상위 우량주를 살 수 있고 주식투자의 위험도 분산하는 효과가 있다. 12월 18일(예정) 상장되는 주식선물은 삼성전자, 현대차, 국민은행, 포스코, 한국전력, SK텔레콤 등 6개 종목이다.
거래 원리는 다른 선물 상품과 같다. 현대차 주가가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거나, 혹은 현대차 주식을 갖고 있긴 하지만 급락에 어느 정도 대비하고 싶을 때 지금 가격으로 선물을 매도하는 것이다. 물론 가격이 오를 것으로 예상하는 선물 매수자가 있어야 한다. 나중에 현대차 주가가 실제 떨어지면 선물을 매도한 투자자는 이익을 보게 된다.
개별주식선물의 장점은 저렴한 거래 비용이다. 선물ㆍ옵션 계좌가 있어야 되기 때문에 1,500만원의 초기 증거금이 필요하지만 실제 거래에 있어서는 증거금 18%만 있으면 된다. 즉 현대차를 예로 들면 현재 현물 주식을 10주 사는 데는 약 70만원이 필요하지만 이 돈을 현대차 주식선물을 사는 데 필요한 증거금(증거금률은 18%)으로 쓴다면 5계약을 살 수 있다. 선물 1계약은 주식 10주에 해당되므로 레버리지(승수효과)가 최대 5.6배에 이른다.
수수료도 홈트레이딩시스템을 기준으로 1회에 0.01%에 불과해 주식거래의 50분의 1 수준이고 주식워런트증권(ELWㆍ0.1%)보다도 싸다.
다만 새로운 상품의 특성상 초기에 시장이 얼마나 활성화할지 미지수다. 거래가 활발하지 않을 경우 위험회피 수단으로서의 장점도 줄어들기 마련이다.
그래서 개별주식선물은 우선 우량종목에 고액을 장기 투자하는 개인들에게 적합할 것으로 보인다. 유승규 증권선물거래소 상품개발1팀장은 “기초 자산인 6개 종목을 보유한 투자자나 이들 종목이 속한 업종에 관심 있는 투자자라면 위험회피 차원에서 주식선물을 활용하면 좋을 것”이라며 “선물거래에서 손해를 보더라도 현물주식 투자에 대한 헤지 비용으로 받아들이는 게 좋다”고 말했다.
진성훈 기자 blueji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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