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적 만족에 전혀 영향을 미치지 않고 사정만을 차단하는 1회용 남성피임약이 개발될 전망이다.
영국 런던 킹스 대학의 크리스토퍼 스미스 박사는 정관에서 정액을 사출시키는 종주근(縱走筋)의 수축을 차단하는 화학물질을 발견, 이를 알약 형태의 1회용 남성피임약으로 만들 계획이라고 BBC 인터넷판이 27일 보도했다.
스미스 박사는 이 알약은 성교 몇 시간 전에 복용하는데, 성적 만족에는 전혀 영향을 미치지 않으며 남성호르몬을 억제하는 약이 아닌 만큼 다음 날이면 생식기능이 회복된다고 말했다. 즉 1회용이기 때문에 여러 달 계속해서 사용하다가 끊기로 결심만 하면 다음 날로 사정이 회복된다는 것이다.
스미스 박사는 시험관 시험이 이미 시작됐으며, 동물실험과 임상시험을 거쳐 5년 안에 실용화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스미스 박사는 일부 정신분열증 치료제와 고혈압 치료제가 사정을 차단하는 효과가 있다는 사실을 알고 이 약의 성분 중에서 사정을 억제하는 성분을 찾아내 분리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현재 주사, 임플란트 또는 패치 형태의 남성피임약들이 개발되고 있으나 대부분 뇌로 하여금 남성호르몬 생산을 차단하도록 하는 것이기 때문에 장기간 복용해야 하는 단점이 있었다.
영국의 피임법 권위자인 존 질보드 박사는 “놀라운 발견”이라고 평가했다.
영국 가족계획협회는 “여성들에게만 피임의 책임을 지우는 것은 지나치다”면서 “남성피임약의 개발은 또 하나의 여성해방인 셈”이라고 논평했다. 여성피임약의 경우 전세계 매출은 연간 210억파운드(약 38조원)에 이르고 있다.
손재언 기자 chinas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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