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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오프] 네티즌賞 디지털賞 닷컴賞… 뭐가 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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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오프] 네티즌賞 디지털賞 닷컴賞… 뭐가 달라?

입력
2006.11.28 2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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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 인기상, 네티즌 인기상, 디지털 인기상, 닷컴상, 올해의 영화상, 최우수 OST상…. 상 이름만 보면 도대체 무슨 시상식인지 알 수 없다. 25일 서울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2006 Mnet KM 뮤직 페스티벌> 얘기다. 가요 시상식에 올해의 영화상같은 엉뚱한 부문을 집어넣고, 네티즌의 인기를 반영한 상을 이름만 바꿔 몇 개씩 남발했다. 또 뮤직비디오 최우수 작품상과 올해의 최고 앨범상, 최고 아티스트상 등을 함께 시상해 뮤직비디오와 음악, 인기와 작품성 중 무엇을 위한 시상식인지조차 불분명했다.

받아도 그만, 안받아도 그만인 상. 그러니 수상자들의 불참도 적지 않았다. 그나마 시상식에 쏠렸던 팬들의 관심이 현격히 줄어든 지금, 정체성조차 모호한 시상식에 참석할 이유가 없는 것이다. 결국 ‘시상’의 의미는 실종되고 화려한 ‘식’만 남은 현실은, 가요계의 불황 이전에 몇몇 가수의 불참만으로도 흔들리는 시상식의 허약한 권위에서 비롯된 것이다.

다른 시상식들도 사정이 다르지 않다. 최근 몇몇 개그 기획사들이 개그계 통합 시상식 추진 계획을 밝혔다. 상을 받는 쪽에서 시상식을 만들겠다는 것이 사실 난센스지만, 이는 방송사들이 코미디 시상식을 없애고 오락 프로그램 중심의 <연예대상> 같은 시상식으로 흡수한 데 근본적인 이유가 있다. 방송사의 입맛에 따라 상을 만들고 폐지하기 일쑤고, 공동수상을 핑계로 연말 결산 보너스 지급하듯 인기 연예인들에게 모두 상을 안기니 당사자들조차 시상식을 불신하게 된 것이다.

시상식의 힘은 참석한 인기 연예인이 아니라 상의 뚜렷한 명분과 그것을 유지하는 일관성에서 나온다. 아카데미 시상식은 수상 결과를 두고 논란이 있을지언정 상의 권위와 영향력을 의심하는 이는 별로 없다. 수십년간 유지된 시상 기준이 역사와 정체성을 만들어왔기 때문이다. 인기투표로만 상을 주더라도 주최측의 일관성 있는 기준을 제시할 수 있는 시상식은 존재할 수 없는 걸까. 내년에는 가요 시상식에 난데없이 영화상을 끼워넣고, 시상 결과보다 누가 참석했는지가 더 관심을 끄는 시상식 풍경은 없었으면 한다.

강명석 객원기자 lennonej@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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