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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 한국바둑리그] 이창호, 이희성에 진땀 뺀 반집 승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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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 한국바둑리그] 이창호, 이희성에 진땀 뺀 반집 승리

입력
2006.11.28 2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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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 이희성 7단 (영남일보) 흑 이창호 9단 (매일유업)

이창호가 이 바둑을 둘 당시 무려 5연패를 기록중이었다. GS배 본선 리그에서 온소진과 이세돌에게 연패를 당한데 이어 바둑왕전 패자 결승전에서 이세돌에게 또 져서 최종 결승 진출이 좌절됐다.

이후 바둑리그에서 쉬운 상대로 여겼던 김만수에게 뜻밖의 일격을 당했고 LG배 8강전에서는 중국의 후야오위에게 패배했다. 그리고 보니 최근 10국 성적도 3승7패로 아주 저조하다. 과거 ‘신산’이라 불리면서 마지막 반집까지 정확히 읽어냈던 초인적인 형세판단 능력이 요즘은 많이 흐려진 것 같고 초읽기에 몰려서 당황하는 모습도 자주 눈에 띤다.

이번 대국에서도 이창호는 중반 무렵 시간 연장책으로 <참고도> 1과 2를 교환, 스스로 손해를 자청하는 등 크게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으나 마지막 끝내기 과정에서 상대의 실수에 힘입어 행운의 반집승을 거두었다.

매우 미세한 형세인데 이희성이 상변에서 백1, 3으로 처리한 것이 끝내기 실수였다. 이후 19까지 필연적인 끝내기 수순을 거쳐 흑이 반집을 이겼다. 만일 여기서 백이 먼저 2로 젖혀서 흑A, 백3으로 두었다면 이후 어떤 수순을 거치더라도 거꾸로 백이 반집을 이길 수 있었다는 검토실의 지적이었다.

진땀 끝에 5연패를 탈출한 이창호는 바둑이 끝나자 길게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고 난생 처음으로 이창호를 꺾을 기회를 놓친 이희성은 한참 동안 검토실 소파에 얼굴을 묻은 채 허탈한 마음을 추스려야 했다.

/박영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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