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경그룹은 이 달 21일 18개 계열사를 생활ㆍ항공, 화학, 유통ㆍ부동산개발 등 3개 부문으로 나누고 채형석 부회장을 총괄부회장 및 그룹 최고경영자(CEO)로 임명하는 등 대대적인 임원급 인사를 단행했다. 지난해부터 ‘제2창사’ 에 버금가는 행보를 거듭하고 있는 그룹의 전열을 재정비한 것이다.
지난해 1조8,000억원의 매출을 올린 애경그룹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부문은 화학부문(51.2%)이다. 생활용품과 유통ㆍ레저부분은 각각 24.6%와 24.2%로 비슷하다. 그러나 최근 삼성플라자 인수, 제주항공 취항 등의 공격적인 경영은 기존 ‘화학과 생활용품’ 중심의 회사 이미지를 벗어나려는 그룹의 노력을 보여준다.
1980년대 중반 채 부회장이 그룹경영에 참여하면서 뛰어든 유통분야는 부동산개발과 맞물려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는 그룹의 신 성장동력이다. 2003년 개점 후 3년 만에 지역상권을 장악한 수원역사 민자개발사업 성공을 시작으로 삼성플라자 인수, 서울시내 AK면세점 설립, 애경백화점 평택점 오픈 등 굵직굵직한 사업 계획들이 잡혀있다.
1999년 설립한 ARD홀딩스를 통한 부동산 개발사업 규모도 더욱 커질 전망이다. 내년에는 중국 내 10위권 국영기업과의 합작을 통한 중국 진출도 꾀하고 있다. 내부적으로는 그룹 전체 매출이 5조원에 이르는 2010년께 유통ㆍ부동산부문의 매출 비중을 그룹 매출의 60%선까지 높이겠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초 우려 속에 출범한 저가 항공사인 제주항공도 3년 내 흑자라는 목표를 위해 순항하고 있다. 관리비용이 크지 않아 정원의 75%만 채워도 손익분기점을 넘지만, 주력 노선인 서울-제주 노선의 탑승률은 현재 90%를 넘는다. 제주항공은 향후 10년 안에 그룹 이미지를 상징하는 ‘랜드마크’ 사업으로 키우겠다는 구상이다.
양성진 애경그룹 홍보담당 이사는 “애경은 1950년대 생활용품으로 시작해 1970년대 화학사업, 1990년대부터 유통ㆍ부동산 사업 등 20년 주기로 주력 업종이 바뀌고 있는 기업”이라며 “사업분야별로 5년 내 20% 매출 신장을 달성하겠다”고 말했다.
이왕구 기자 fab4@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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