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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경, 창사이래 최대규모 임원인사로 재도약 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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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경, 창사이래 최대규모 임원인사로 재도약 발판

입력
2006.11.28 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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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경그룹이 2세 경영 체제를 구축하며, 제2의 도약을 향한 시동을 걸었다.

이 달 21일자로 단행된 그룹 인사는 창업주 채몽인 전 회장과 장영신 회장으로 이어졌던 ‘그룹 1세대’가 일선에서 물러나고, 장남인 채형석 그룹 총괄부회장 중심으로 새 진용을 짰다는 의미로 함축된다.

총괄부회장 겸 그룹CEO에 오른 채형석 부회장은 1990년 애경유지공업의 이사로 경영에 첫발을 내딛은 이후 16년 만에 명실상부한 최고경영자(CEO)의 지위에 올랐다. 2002년 부회장으로 임명돼 어머니 장영신 회장을 보필하며 경영수업을 쌓아오다 5년 만에 ‘대권’을 물려받게 된 것이다. ‘채 저돌’이라는 별명에 걸맞게 채 부회장은 수원 애경역사 개발사업추진, AK 면세점 출범, 제주항공 취항, 화학분야의 해외진출 등 공격적인 경영을 성공적으로 완수함으로써 그룹 후계자로의 자질을 인정 받은 것이다.

장영신 회장을 보필했던 1세대 경영인들이 그룹 부회장 자리에서 물러난 것도 애경그룹의 ‘세대교체’를 상징한다. 지난해 말까지만 해도 그룹 부회장은 2세대인 채형석 부회장과 장 회장을 보필하던 1세대(전기철 전 부회장, 임성주 전 부회장)가 나눠 맡았으나 앞으로는 2세대와 전문 경영인들이 그룹을 이끌어 간다.

중견 그룹에서 대그룹으로 한 계단 업그레이드 하기 위한 포석도 깔았다. 18개 계열사로 나눠져 있던 그룹을 3명의 부회장이 총괄하는 부문별 체제로 전환, 역할과 책임을 부여했다. 생활항공부문은 사위인 안용찬 애경 사장이, 화학 부문은 부규환 애경유화 사장이, 유통·부동산개발 부문은 차남인 채동석 유통부문 총괄사장이 각각 총괄한다.

삼성의 구조조정본부 격인 경영지원팀을 신설한 것도 눈에 띈다. 그룹 외연이 넓어지는 것에 걸맞게 그룹 전체를 총괄 관리할 컨트롤 타워가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삼성플라자 인수 관련 프로젝트팀을 맡아 대어를 낚은 최영보 애경 경영기획부문 전무가 부사장으로 승진해 경영지원팀을 이끌게 된다.

전문경영인으로 부회장 자리에 오른 ‘투사형’ 경영자인 부규환 화학부문장도 초고속 승진을 한 케이스다. 지난해 1월 애경유화 대표이사에 취임한 뒤 계열사 사장에서 2년도 안돼 일약 그룹 부회장 자리에 오르게 됐다. 1996년 애경유화 상무로 발탁된 뒤 2003년 중국 상무부가 한국 PA(유기물질)에 14%의 덤핑 요율을 부과했는데 국내 업체 중 유일하게 무혐의 판정을 받아낸 공로를 인정 받았다는 후문이다.

애경의 차세대를 이끌 사장단 인사도 주목할 만하다. 애경 생활ㆍ항공부문장인 안용찬 부회장을 오랫동안 보좌하며 외국계 생활용품 업체의 공세를 방어한 최창활 애경 부사장이 애경 사장으로 승진했다. 또 애경 연구통으로 과거 유니레버와 셀 등 외국계 회사와 애경의 합작 사업을 주도했던 백인섭 애경 부사장도 사장 승진과 함께 애경종합기술원장 자리를 맡게 됐다. 실적이 있는 곳에 역할을 부여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채형석 부회장이 그룹의 신성장 동력으로 꼽고 있는 유통ㆍ부동산사업을 실질적으로 일군 ARD홀딩스 심상보 부사장이 대표이사 사장으로 승진한 점도 사내에서는 화제가 되고 있다. 심 사장은 수원 애경역사와 평택역사 등 2개 법인에서 채동석 부회장과 공동대표를 맡게 됐다.

애경그룹의 한 관계자는 “이번 인사는 장 회장 밑에서 경영수업을 받던 채형석 총괄 부회장이 이제 홀로서기를 대외적으로 선포한 것”이라며 “1세대와 2세대가 공존하던 애경그룹의 경영권이 2세대로 완전히 넘어갔다”고 말했다.

이왕구 기자 fab4@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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