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부터 계속된 달러화 약세의 여파로 원ㆍ달러 환율이 930원대마저 붕괴되자 중소 수출업체들이 직격탄을 맞고 있다. 수출과 내수를 겸하고 있는 업체들은 수출포기라도 할 수 있지만, 이들은 역마진에도 불구하고 수출을 계속할 수 밖에 없는 상태다.
중동지역에 연간 2,400만 달러의 담요를 수출하는 서울 송파구 W산업 관계자는 "장당 2만3,000원에 수출하고 있는 제품에 2,000원 가량의 마진이 남아야 하지만 요즘 같은 환율로는 500원의 마진을 내기도 어렵다"며 "연초보다 수출가격을 7%나 인상했지만 이 같은 추세로 환율 하락이 계속된다면 더 이상 수출이 불가능 할 것"이라고 울상을 지었다.
그는 "환율이 예상보다 빠르게 떨어지는 바람에 환보험 상품에도 가입하지 못했다"며 "환율이 900원대로 떨어지면 수출을 완전히 포기해야 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연간 1,100만달러 상당의 금고를 수출하는 경기 파주시 A금고의 사정도 마찬가지. 이 회사 관계자는 "환율 급락으로 미주지역 20여곳의 거래처 중 3,4곳에는 역마진이 나고 있다"며 "작년말부터 2차례나 가격을 인상했기 때문에 더 이상 가격을 인상할 여지도 없어 바이어들이 중국쪽으로 발길을 돌릴지 않을까 걱정"이라고 한숨을 쉬었다.
중소기업중앙회의 '중소기업 무역애로 조사'에 따르면 수출기업의 42%가 지난해 하반기보다 수출이 증가했다고 응답, 감소(38.7%)했다는 업체보다 많았지만 환율하락으로 수출채산성이 악화했다는 업체가 71%에 달했다.
적자 수출지만 수출을 진행하겠다는 업체는 20%에 달할 정도였다. 이들이 제시한 수출중소기업 채산성유지를 위한 적정환율수준은 달러당 1,018원으로 최근 환율은 이보다 80원 가량 낮은 셈이다.
이왕구 기자 fab4@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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