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주가지수(KOSPI)가 지난 14일 1,400선을 넘은 이후에도 꾸준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눈에 띌 만한 급등은 없었지만 이미 코스피는 주간 기준으로 6주째 상승했다. 하지만 체감 지수로는 여전히 배가 고픈 투자자들로선 연말 랠리를 잔뜩 기대하는 눈치다. 증권사들도 연말 증시에 대해 대체적으로 우호적인 분위기이다.
변수는 환율이나 매수차익잔고 급증에 따른 수급 불안이다. 올해 12월에는 산타(산타 랠리ㆍ크리스마스를 전후한 연말 연초에 주가가 강세를 보이는 현상)가 찾아올까.
상승 요인은 3분기에 확인된 기업실적 개선 추세가 4분기 이후 지속될 것이란 기대감, 그간 벌어진 글로벌 증시 상승폭과의 격차 줄이기 등이 꼽힌다. 그래도 2005년 말 화려했던 장세의 후유증으로 호된 조정을 겪었던 터라 분위기는 차분한 편이다. 불꽃 장세보다는 점진적 상승 가능성이 점쳐진다. 그래서 2004년 말과 비교되기도 한다.
메리츠증권은 12월 코스피 예상 범위로 1,400~1,500선을 제시했다. 심재엽 투자전략팀장은 “2004년 연말과 비교할 때 올 연말이 기술적인 측면이나 증시 주변상황이 유사하다”며 “지금은 2004년 말보다 상황이 나은 편이므로 12월 증시는 날개짓을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2004년 10~11월 코스피 상승률은 5.1%에 불과했으나 12월 중순부터 2005년 3월까지 15.9% 상승한 뒤 연말까지 오름세를 이어갔다.
NH투자증권은 12월 코스피를 1,390∼1,480선, 한양증권은 1,380∼1,460선을 제시했다. 대체로 12월 고점이 올해 상반기에 기록한 사상 최고치를 뚫을 가능성에 주목하는 견해들이다.
NH투자증권 임정석 연구원은 “10월의 부진을 딛고 11월 증시가 4%(24일 기준) 이상 상승하면서 선진국 증시(1.8%)나 신흥시장 증시(6%)에 동조하는 흐름으로 복귀하고 있다”며 “안정적인 상승 흐름을 보이는 가운데 거래량과 이동평균선도 긍정적 모습”이라고 진단했다. 과거 31년 간 12월 중 지수가 평균 1.5% 상승하고, 상승확률이 64.5%로 연중 가장 높다는 점도 심리적인 안정을 준다.
하지만 점진적인 상승은 가능해도 연중 고점을 뚫기는 어렵다는 견해도 있다. 대신증권 성진경 연구원은 “탄력적인 상승보다는 점진적인 상승 흐름을 이어갈 것”이라며 “12월 중 코스피는 연중 최고치를 경신하기보다는 1,450선 이하의 제한적 상승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그 근거로는 4분기 실적 모멘텀의 둔화, 원ㆍ달러 환율 하락 및 통화정책 변화, 그간 랠리를 펼친 글로벌 증시의 조정 임박 가능성 등이 제시됐다. 12월 선물ㆍ옵션 만기일을 맞아 프로그램 매수차익잔고의 청산에 따른 수급 부담(프로그램 매도)도 증시의 상승강도를 제한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진성훈 기자 blueji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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