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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사대 "국제적 논문 있어야 정년·승진 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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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사대 "국제적 논문 있어야 정년·승진 보장"

입력
2006.11.27 2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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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사대가 27일 사대 인문ㆍ사회 계열 교수들도 국제적으로 인정 받는 논문이나 저서 없이는 정년 보장 없이 강단에서 물러나게 하겠다고 밝혀 논란이 일고 있다. “제 자리 지키기에 급급한 인문ㆍ사회 계열 교수들도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환골탈태해야 한다”는 찬성 의견과 “국제화에만 매몰돼 인문학의 연구 성과를 단순히 논문 편수로 결정하려 한다”는 반대 의견이 맞서고 있다.

서울대 사대는 이날 앞으로 국제 저명 학술지에 연구 논문이나 저서를 발표해야 승진이 가능하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 ‘사대 전임교수 승진과 정년보장 규정’개정안을 내놓았다.

개정안에 따르면 인문학 전공(어문계열, 철학, 윤리)의 부교수가 정년을 보장 받는 교수로 승진하기 위해서는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인문ㆍ예술 분야 인용지수(AHCI) 논문을 3편 이상 써야 한다.

사회과학 분야 부교수 역시 승진을 위해 사회과학 분야 인용지수(SSCI) 논문이 3편 이상 필요하다. 국어ㆍ국문ㆍ국사학 등 한국학 관련 전공자는 국제적으로 인정 받는 논문이나 저서 5편을 써야 한다. 전임강사에서 조교수(1편), 조교수에서 부교수(2,3편)로 승진할 때도 마찬가지다.

지금까지 자연대, 공대 등 이공계에서 “연구 실적이 부진한 교수를 쫓아내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적은 있지만 인문ㆍ사회계열에서 ‘노는 교수 퇴출’ 카드를 꺼낸 것은 서울대 사대가 처음이다. 조영달 사범대 학장은 “연구능력 없이는 경쟁력을 키울 수 없고 결국 스스로 좌초하는 결과가 오게 된다”며 “사범대가 키워 낸 교사들의 수준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반발도 만만치 않다. 특히 자연과학과 인문ㆍ사회과학의 근본적 차이를 무시했다는 비판이 많다. 사회과학을 전공한 한 박사는 “사회과학 전공자 중 SSCI 논문을 쓰는 사람은 거의 없다”며 “자연과학은 한 가지 주제로 실험해 가면서 여러 편의 논문이 나올 수 있을 지 모르지만 인문, 사회과학은 몇 년에 걸친 연구가 논문 1편이 될까 말까 한다”고 말했다.

선정 기준이 분명치 않다는 지적도 있다. 국문학을 전공한 서울대 한 박사는 “한국학은 우리가 가장 앞서는 것 아니냐”며 “과연 무슨 기준으로 국제적으로 인정 받는 논문, 저서를 판단하겠다는 것인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박상준 기자 buttonp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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