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민주당이 중간선거에서 압승하자 미 에너지와 제약업체 등이 의회를 장악한 민주당 주도의 정책 변화 가능성에 바짝 긴장하고 있다.
미 정유업체들이 환경문제에 더 강경한 민주당의 승리로 연방정부의 온실가스 규제조치가 불가피할 것으로 판단, 자구책 마련에 나섰다고 워싱턴포스트가 25일 보도했다. 엑손 모빌, 셸 오일 등 미 유수의 정유업체들은 민주당의 의회 장악으로 연방 정부가 결국 배출가스 규제 쪽으로 움직일 것으로 보고 있으며 이에 따라 로비스트를 고용, 주 차원의 미봉책을 대체할 새로운 전국적 조치가 취해질 것에 대비하고 있다. 또 각 회사 차원에서 향후 규제를 예상, 기업 관행을 미리 바꾸려는 작업도 진행하고 있다.
셸 오일과 듀크 에너지 등은 전체 온실가스 배출량을 제한, 기업으로 하여금 배출량을 자체 조절하도록 하는 방안을 지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특히 듀크 에너지의 폴 앤더슨 회장 등은 이산화탄소 방출량에 따라 세금을 부과하는 안을 선호하고 있다. 엑손 모빌의 경우 지구 온난화를 부정하는 연구들에 돈을 쏟아 붓는 대신에 유전 내에 이산화탄소를 저장하는 방법을 연구중인 유럽연합(EU)의 연구팀에 125만달러를 지원할 뜻을 밝히는 등 달라진 정치환경에 발빠르게 대처하고 있다.
한편 뉴욕타임스는 24일 민주당이 메디케어 약가를 낮추기 위해 연방 정부가 제약회사들과 약가를 협상하는 것을 금지한 현행법과 달리 협상을 의무화하거나 최소한 약가 협상 금지를 해제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메디케어는 65세 이상 노인과 65세 이하의 장애인 및 말기 신장 질병환자들을 위해 미 연방정부가 제공하는 건강보험 프로그램이다.
민주당은 “현재 시행중인 메디케어법이 약가 인하 협상을 금지한 것은 공화당이 제약업계의 이익을 보호해주기 위한 것으로, 기본적으로 제약업계가 만든 법”이라는 인식을 갖고 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이에 대해 제약업계는 메디케어 약가 협상은 결국 약가 규제로 이어져 환자의 약품 접근권에 제약을 초래할 것이라며 민주당 입법 저지를 위한 로비 활동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워싱턴=고태성 특파원 tsg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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