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농무부는 지난 8월 아칸소주와 미주리주 쌀 보관창고에서 일반 쌀에 섞인 채 발견돼 논란이 됐던 유전자 조작 쌀 LL601이 인체에 무해한 것으로 판명됐다며 식용을 승인했다고 워싱턴포스트가 25일 보도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노스캐롤라이나주에 진출한 독일계 기업인 바이에르에 의해 개발된 LL601에 대해 미 동식물검역소가 과학적 증거를 토대로 조사한 결과 일반 쌀과 마찬가지로 안전하다는 결론을 얻었다. LL601이 일반 쌀과 섞인 사실이 보도된 후 해외에서 미국 쌀 수입 금지 조치가 취해지고 쌀의 선물거래 가격이 10% 가량 하락, 미국 농가에 1억5,000만달러 상당의 피해를 입혔다. 이 때문에 아칸소, 미주리주의 농민 수백명이 바이에르를 상대로 집단 소송을 제기한 상태이다. 한국 정부는 문제가 된 쌀과 같은 장립종 쌀은 수입하지 않고 있다고 밝혀왔다.
LL601은 쌀의 유전자를 조작, 제초제에 견딜 수 있는 단백질을 함유케 한 것이다. 바이에르는 이 단백질이 캐나다, 유럽연합(EU), 일본, 멕시코 등에서 이미 식용으로 승인받은 것이라며 미 농무부의 승인 결정을 환영했다. 농무부는 그러나 승인 결정과는 별도로 실험실에 있어야 할 LL601이 일반 쌀과 섞이게 된 경위는 계속 조사중이다.
이번 결정에 대해 비영리단체인 식품안전센터(CFS)는 “농무부가 소비자의 건강보다 생명공학 업계의 성쇠에 더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고 비판했다. 피해 농민 300명의 소송을 대리하고 있는 애덤 레빗 변호사는 “유럽 등 수입국들이 미국산 쌀을 다시 신뢰하지 않는 한 수출 재개는 요원하다”고 말했다.
워싱턴=고태성 특파원 tsg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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