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차 점유율이 5%에 육박하고, 국산 승용차 판매에서도 대형차 비중이 커지면서 자동차 소모품 시장에서도 비슷한 양상이 전개되고 있다. 타이어 와이퍼 배터리 등의 분야에서 가격은 20~30% 비싸지만 상대적으로 우수한 성능을 앞세운 외국산을 중심으로 고급화 바람이 불고 있다.
세계 최대 자동차 부품업체인 독일 보쉬는 최근 고가 소모품들을 내세워 한국 시장 공략에 적극 나섰다. 대표 품목은 이 달 초 시판에 들어간 ‘에어로 트윈 와이퍼 블레이드’. 보쉬 관계자는 “가격이 일반 와이퍼보다 2~3배 비싼 4만원에 달하지만, 정교하게 제작돼 뛰어난 성능을 발휘하고 수명도 20% 긴 만큼 한국에서도 호평을받을 것” 이라고 말했다.
보쉬에 따르면 신형 와이퍼는 특수 강철로 제작된 스프링 레일이 내장돼 자동차 앞유리를 균등하게 눌러준다. 압력 분포가 일정하지않아 닦이지 않는 부분이 생겼던 일반 와이퍼와 달리 빗물이나 눈을완벽하게 제거한다는게 회사측 설명이다.
일반 제품이 길이로만 구분해 판매했던 것과 달리, 차종별로 다른 앞 유리의 곡률을 감안해 맞춤형으로 판매되는 것도 특징이다. 예컨대 NF쏘나타와 그랜져TG는 A606S 모델의 와이퍼를 장착하는 식이다. 보쉬는 ‘활성탄소(숯)’ 성분을 첨가한 고가의 에어컨·히터 필터도 국내에 들여왔다.
일반 백색 여과지와 달리 필터에 숯 성분을 사용하면 숯 고유의 탈취·항균 기능으로 실내 공기가 훨씬 쾌적해 진다는 게 보쉬측 설명이다. 물론 숯이 첨가된 만큼 가격은 일반제품 보다 2~3배 가량 비싼 3만~4만원 대다. 한국타이어와 금호타이어가 굳게 지키고 있는 국내 타이어 시장에도 외국산 타이어가 조금씩 세력을 넓혀가고 있다.
아직은 브리지스톤, 미쉐린등외국 타이어 대부분이 수입차에 장착되는 상황이지만, 최근에는 대형 국산차 가운데 외국 타이어를 장착하는 비율이 늘어나고 있다. 브리지스톤코리아 아사오카 유이치 사장은 “최근 들어 쏘나타, SM5 등 국산 중형차 운전자를 중심으로 타이어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면서 2004년 5.2% 내외였던 수입타이어 점유율이 올해는 8%까지 올라갔다”고 말했다.
아사오카 사장은 “브리지스톤은 한국 업체들이 만든 타이어보다 가격은 비싸지만, 빗길 제동력이나 코너링등 우수한 주행성능을 인정 받아 매출액이 매년 20% 이상 성장하고있다”고 말했다. 이 회사의 올해 매출액은 지난해(170억원)보다 30억원 늘어난 200억원으로 추정된다.
이밖에 옥탄가 높은 고급 휘발유나 고급 엔진오일의 판매도 크게 늘고 있으며, 디젤 SUV 차량을 중심으로 공장에서 갓 출고된 신차의 출력을 높이기 위해 400만~500만원을 들여 튜닝을 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조철환기자 chc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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