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곳곳에 있는 임대산업단지가 외면받고 있다. 거액을 들인 공장부지와 건물이 당초 예상과 달리 희망업체가 없어 애물단지 신세로 전락하고 있다.
임대산업단지는 국민임대산업단지와 아파트형 임대 공장 등으로 이뤄져 있으나 공짜나 다름없는 외국인전용공단을 제외한 공장부지는 찾는 사람이 거의 없다.
경북 문경시 모전동 ‘문경기업진흥센터’. 29억원이나 들인 센터는 8개 업체가 입주할 수 있고 이 달 초 조경공사까지 마쳤지만 텅텅 비어 있다. 문경시가 지난해 10월 지상 4층 연면적 1,924.35㎡(583평)의 아파트형 임대공장을 착공한 뒤 올 여름부터 입주업체를 물색했으나 허사였다. 임대료가 평당 월 8,000여원으로 저렴하지만 최근에서야 1개 업체가 입주의사를 타진해 왔을 뿐이다.
경북 칠곡군 왜관읍 왜관공단내 경북하이테크빌리지는 더 한심하다.
경북하이테크빌리지는 칠곡군이 61억원의 국ㆍ지방비를 들여 왜관읍 왜관공단내에 27개 업체가 입주할 수 있는 연면적 1,892평의 5층짜리 아파트형 공장 건물로 주변 5만평에 대한 도시첨단산업단지 조성을 위한 전위사업으로 시작했다.
하지만 준공초기 15개 업체가 입주, 순조로운 듯 했으나 지금은 오히려 8개 업체만 남아 있다. 당초 기대보다 주변 여건이 ‘별로’ 였기 때문이다.
한국수자원공사가 조성중인 구미공단 4단지 국민임대산업단지도 마찬가지다.
1996년부터 11년째 공사중인 총 205만평 규모의 구미공단 4단지는 우여곡절끝에 133만여평의 공장부지 가운데 일반분양분과 외국인전용공단은 대부분 분양됐다.
하지만 42만4,000평이나 되는 국민임대산업단지는 그동안 겨우 4만300평을 임대 계약했으나 그나마 일부가 해약해 11월 현재 3만2,000여평만 임대되고 있다. 이 때문에 몇차례나 연기한끝에 2008년으로 잡은 전체 단지조성 완료 일정도 맞추기 어렵게 됐다.
특히 건교부는 42만4,000평 가운데 10만평을 임대료가 연간 5,000원에 불과한 임대전용단지로 조성하겠다고 밝혀 1만6,000원이 넘는 국민임대산업단지 분양은 더 이상 불가능해졌다.
초기 자본이 부족한 제조업체를 위한 임대단지가 외면 받는 것은 일부 지자체의 과욕에다 뿌리깊은 부동산불패신화가 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한 기업체 관계자는 “공장부지나 건물을 매입하는 경우 경영이 좋지 않아도 땅값이 오르면 추가 대출을 받거나 높은 가격에 매각할 수 있다”며 “하지만 임대공장에는 금융기관에서 담보가 없다며 대출을 기피하는데다 땅을 재테크의 대상으로 여기는 사회분위기가 여전해 임대는 성공할 가능성이 낮다”고 말했다.
한국수자원공사는 임대에 어려움을 겪는 국민임대산업단지를 일반분양으로 전환을 추진중이다.
대구=정광진기자 kjcheong@hk.co.kr구미=전병용기자 msyu@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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