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문의 독극물에 중독돼 병원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아온 러시아 전직 스파이 알렉산드르 리트비넨코(43ㆍ사진)가 23일 사망했다.
영국에서 망명생활을 해온 리트비넨코는 옛 소련 정보기관인 국가보안위원회(KGB)의 후신인 연방보안부(FSB)의 간부 출신으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정보기관을 이용해 정적을 살해하려는 계획을 세웠다고 폭로하는 등 푸틴 대통령에 대한 비판가로 알려져 있다.
그는 청부 살해된 러시아 여기자 안나 폴리트코프스카야 사건의 배후를 캐던 중 1일 낮 런던의 한 호텔에서 러시아인 2명을 만나 차를 마시고, 이어 일식집에서 이탈리아인 학자인 마리오 스카라멜라를 만나고 집으로 돌아온 직후 쓰러졌다.
폴리트코프스카야 살해의 배후로 크렘린을 지목했던 그는 이날 제보자들로부터 여기자 살해의 배후로 여겨지는 FSB 간부 4명에 관한 문서를 건네받았다. 독극물 중독 배후에 러시아 정보기관이 개입했다는 의혹이 제기됐으나 러시아 크렘린과 FSB는 “말도 안되는 소리”라며 개입설을 강력 부인했다.
런던 경찰은 리트비넨코가 호텔에서 만난 러시아인 중 한 명인 ‘블라디미르’를 이번 사건의 중심 인물로 보고 행방을 쫓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향란 기자 iam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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