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달 1일 종합부동산세(종부세) 부과를 앞두고 고가주택 보유자들간에 '일단 버텨보자'는 심리가 굳어지고 있다.
이로인해 고가주택 보유자들이 세금폭탄을 피하기 위해 연말까지 대거 매물을 내놓을 것이란 정부의 당초 예측이 크게 빗나가고 있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 강남구 등 버블세븐지역 주민들이 종부세에 집단 반발하고 나섰지만 정작 주택 매물이 늘거나 가격이 떨어지는 현상은 나타나지 않고 있다. 일부 재건축 단지는 11ㆍ15대책 이후 1,000만~2,000만원 호가가 낮아졌을 뿐, 더 이상 하락하지 않고 있다.
이번에 부과될 종부세는 6월 1일을 기준으로 세금이 매겨졌다. 이에 따라 추석 이후 단기간에 급등한 시세 상승분은 올해 내야 할 종부세에 반영되지 않았다. 종부세 대상 주택 소유자들은 집값이 크게 오른 만큼 종부세 정도는 감당할 만하다는 시각을 갖고 있다는 게 시장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최근 주택 가격 급등에 따른 양도소득세 부담이 크게 늘어난 것도 시장에 매물이 나오는 것을 어렵게 하고 있다. 세금폭탄으로 거래가 실종되는 소위 '동결(Lock-in) 효과'가 확산되고 있는 것.
강남구 개포동 C공인 관계자는 "종부세 부담이 솔직히 만만한 수준은 아니지만 단기간에 집값이 수천만원에서 1억원 이상씩 오르는 것에 비하면 '새 발의 피'"라며 "11ㆍ15 대책으로 최근 상승세가 잠잠한 편이지만 그래도 다시 오를 것으로 기대하는 집주인들이 많아 종부세 때문에 집을 파는 일은 별로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재건축 단지 역시 종부세의 영향을 별로 받지 않고 있다. 강동구 고덕 주공이나 도곡 렉슬 단지도 종부세 보다는 1가구 2주택 양도세 회피 매물이 일부 나오는 정도다.
강남구 도곡동의 D중개업소 사장은 "세금 때문에 집을 팔겠다는 사람은 이미 예전에 다 팔았고, 지금은 오히려 양도세가 부담돼 처분을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집값이 떨어진다는 신호가 오기 전까지 매물이 급증하거나 그로 인한 가격 하락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막상 세금 고지서를 받고 나면 마음이 바뀔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양천구 목동의 S공인 관계자는 "올들어 아파트값이 많이 올라 올해 처음 종부세 대상에 포함된 아파트가 크게 늘었다"며 "소득이 뻔한 샐러리맨이나 퇴직자의 경우 막상 세금 고지서를 받아 보면 뒤늦게라도 매물을 내놓을 가능성이 있다" 말했다.
전태훤 기자 besam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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