론스타의 외환은행 매각계약 파기가 국내외에 어떤 파장을 미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일각에서는 한국의 외자유치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지만, 오히려 검찰이 론스타 의혹을 더욱 철저히 파헤쳐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계약 파기 후 해외 언론들은 일제히 국내의 반 외자정서를 비판하는 보도를 쏟아냈다. 뉴욕타임스는 23일(현지시간)“론스타건은 아시아에서 해외 투자자들에 대한 반감이 높아지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가장 최근의 사례”라며 “한국 검찰이 론스타 수사의 정치적 동기를 부인하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한국 정부가 민족주의적 정서에 편승해 론스타를 수사하고 있다는 비난이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검찰의 론스타 수사를 ‘마녀사냥’이라며 한국 때리기에 앞장서고 있는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는 “론스타의 계약 파기는 놀라운 일이 아니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 신문은 “외국인 투자자들이 검찰의 수사가 여론몰이식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사실에 당혹스러워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로이터 통신도 “이번 외환은행 매각건은 외국인 투자에 대한 리트머스 테스트로 여겨졌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론스타의 계약 파기가 외국인의 국내 투자에 미치는 영향이 그리 크지 않다는 것이 중론이다. 한화증권 이종우 센터장은 “수익이 있다면 어디든 지 찾아가는 것이 자본의 속성”이라며 “북핵 파문 때도 외국인 투자 철수를 우려했지만, 기우에 불과했듯이 이번도 마찬가지다”고 말했다. 다른 금융권 관계자도 “한국 금융시장은 여전히 저평가된 상태로 외국인 투자자들이 등을 돌릴 수 없다”고 말했다. 금융당국 관계자도 “외국 금융회사들이 일부 우려를 갖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한미 자유무역협정 추진 등으로 한국 금융시장에 진출하지 못해 안달”이라고 말했다.
이번 계약 파기가 해외 투자를 위축시킬 것이라는 일각의 시각은 론스타가 의도했던 노림수라는 지적도 나온다. 다음달 중순으로 예정된 론스타 관련 검찰 수사 발표를 앞두고 검찰에 대한 압박용 성격이 크다는 것이다.
오히려 검찰이 외환은행 헐값매각 및 외환카드 주작조작 의혹을 철저히 규명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론스타의 불법행위 혐의가 어느 정도 드러난 외환카드 주가조작 사건만 해도 1심 법원에서라도 혐의가 확정될 경우 론스타로선 외환은행 재매각 계획에 상당한 타격을 받을 수 밖에 없다. 법원 소송 등이 얽힌 상황에서 리스크가 큰 매물에 인수자들이 선뜻 나서기 힘들기 때문이다.
송용창기자 hermee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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