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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진강 아이들 "크루즈 환경여행 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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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진강 아이들 "크루즈 환경여행 가요"

입력
2006.11.24 2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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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이 제일 가보고 싶어요.” “홍콩이 더 좋다는데.” “배를 오래 타면 뱃멀미가 나지 않을까.”

24일 오전 전북 임실군 덕치면 덕치초교 6학년 교실은 떠들썩했다. 해외 크루즈 여행을 간다는 소식에 삼삼오오 모여서 지구본을 놓고 자신들이 방문할 나라를 가리키며 얘기꽃을 피웠다.

‘섬진강 시인’으로 널리 알려진 김용택 교사가 재직중인 이 학교는 내달 환경재단(대표 최열) 초청으로 교사 9명 전원과 전교생 37명이 해외 크루즈 여행을 떠난다. 이 달 초 서울에서 전학 온 두 학생을 제외하고는 전원이 해외 여행이 처음이다. 교사 중에도 해외여행을 다녀온 것은 김용택 시인이 유일하다.

이들이 떠나는 크루즈여행은 한국과 일본의 NGO인 환경재단과 피스보트가 아시아의 역사를 통해 미래를 함께 그려보자는 취지로 지난 해 시작한 ‘피스 & 그린보트(Peace & Green Boat) 선상환경학교’. 다음달 12일 부산을 출발, 14박15일 일정으로 일본 후쿠오카- 홍콩-베트남 하롱베이- 필리핀 수빅을 돌아본다. 한 사람 참가비만 어린이 300만원, 성인 500만원에 이른다. 이번 선상학교에는 한국승객 300명과 일본 승객 300명이 탑승한다.

이들이 타고 갈 일본 선적 후지마루호는 길이 167m, 폭 24m 10층 높이의 2만4,000톤급 호화 유람선으로 승무원만 200여명에 달한다. 배 안에는 영화관과 수영장, 300명이 동시에 식사할 수 있는 식당, 메인홀(600명 수용)이 있고 동시통역과 인터넷도 가능하다.

이번 크루즈 선상환경학교 초청은 김용택 교사와 환경재단의 인연에서 비롯되었다. 김 교사는 환경재단의 달팽이환경학교를 운영하는 등 핵심회원으로 활동해왔고, 지난해 덕치초교 학생들이 환경재단의 섬진강 생태탐사에 참여한 것에 대한 ‘보답’인 셈이다.

환경재단은 전문가와 함께하는 환경과 문화교실을 준비했다. 최열 대표가 어린이의 건강한 식생활과 환경안전교육을 맡고, 유한킴벌리 대표인 문국현는 ‘우리나라의 숲과 세계의 숲’이야기를 들려준다. 이밖에도 서양화가 임옥상씨, 소설가 은희경, 배우 유인촌씨, 임진택 감독이 교사로 나선다. 또 기항지인 일본 후쿠오카 갯벌 탐방, 홍콩 최대 자연 습지인 마이포 습지 견학과 어부 체험, 베트남 하롱베이에서 클린업 캠페인, 필리핀 유기농 농장 방문 및 체험도 한다.

6학년 김은철(12) 군은 “텔레비전이나 사진에서 다른 나라 풍경을 보고 정말 가보고 싶었는데 해외 여행을 간다는 말을 듣고 잠도 설치고 있다”며 “방문할 나라의 문화와 특징에 대해 공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학부모 김경숙(42ㆍ여)씨는 “시골 아이들에게 해외 여행이 생소해 걱정스러운 마음도 조금 있지만 이런 기회는 아무나 가질 수 없는 ‘특혜’이고 우리 아이들이 행운아라고 생각한다”고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임실=글ㆍ사진 최수학기자 shc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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