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만에 발생한 조류 인플루엔자(AI)는 역시 겨울철에 다시 찾아왔다. 이맘때 한국을 찾는 겨울 철새가 감염원으로 지목되는 이유다.
23일 조류 인플루엔자로 의심되는 바이러스가 발견된 전북 익산은 금강과 만경강 등 대표적인 철새 도래지에서 멀지 않은 지역이다. 청둥오리나 쇠기러기 등 겨울철새는 10월 말 강화도를 중심으로 국내 들어오기 시작해 서산 천수만, 금강하구둑, 영산강 등의 주요 도래지에 머물다 다음해 2월께 한국을 떠난다.
겨울 철새들은 면역력이 강해 조류 인플루엔자를 보유하고 있더라도 별 이상이 없지만, 면역력이 약한 닭ㆍ오리 등의 가금류에게는 치명적이다. 주로 겨울 철새들이 남긴 배설물을 통해 전염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철새와 가금류의 직접 접촉보다는 철새→텃새→가금류의 경로를 거치는 것이 일반적이다.
즉 참새나 비둘기 등 텃새들이 철새 배설물과 접촉했다가 바이러스를 닭ㆍ오리 등의 가금류에 옮기는 것이다. 텃새도 면역력이 강한 편이어서 발병되는 경우는 적지만, 가금류는 콧물, 호흡기분비물, 배설물 등을 통해 빠르게 전염되고 ‘고(高)병원성’조류 인플루엔자에 감염된 닭은 치사율이 100%다.
때문에 닭ㆍ오리 등 가금류를 사육하는 농가들은 단순히 철새와의 접촉을 막는다고 조류 인플루엔자 감염을 예방할 수 없다. 철새 뿐 아니라 텃새가 사육 농장에 들어오는 것을 차단해야 하고, 가금류를 밖으로 내보내서는 안 된다.
이진희 기자 riv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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