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은 론스타의 계약 파기 선언과 상관없이 수사를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채동욱 대검찰청 수사기획관은 “수사는 예정대로 한다”고 강조했다. “검찰 수사가 이미 수 차례 연장됐고 언제 끝날지 확실하지 않은 상황”이라는 론스타 측 주장에 대해서도 그는 “지금까지 정해진 일정대로 수사를 진행해 온 것일 뿐 수사를 연장한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검찰은 다음 달 중순께 외환은행 헐값 매각 의혹 등 론스타 관련 수사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먹튀 당분간 막았다”
검찰 내에서는 론스타의 이번 선언을 ‘수사 압박용’으로 보는 시각이 강하다. 검찰 수사가 끝나면 투기자본의 특성상 론스타가 다시 외환은행을 사려고 나설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론스타의 ‘먹튀’를 당분간 막았다는 긍정적인 평가도 있다. 검찰 관계자는 “론스타가 외환은행 지분을 팔지 않겠다면 장기 투자자로 남는 셈이니 결과적으로 국가 이익에 도움이 되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이 관계자는 “론스타가 외환카드 주가 조작 혐의 등으로 법원에서 유죄가 확정될 경우 은행법상 외환은행 대주주 자격을 잃을 수 있는 만큼 법원의 확정 판결 이전에 매각 협상을 마치려 할 것”이라는 전망도 내놓았다. 검찰은 “엄격한 법원에서도 엘리스 쇼트 부회장 등 론스타 경영진 2명의 체포영장을 발부하지 않았느냐”며 론스타의 “근거 없는 수사” 주장을 일축했다.
“투자 위축될 수도”
하지만 일각에서는 다른 외국자본의 국내 투자를 위축시킬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다. 한 법조계 인사는 “검찰 수사가 단기적으로 론스타의 발을 묶는 데 성공했을지 몰라도 장기적으로 외국투자자가 국내에 투자하기를 꺼리는 상황을 만드는 데 일조할 수 있다”는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검찰은 이번 수사가 “한국 검찰의 반 외국자본 정서에 따른 것”이라는 주장에 대해 “오히려 더욱 신중하게 수사하고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채 기획관은 “어느 나라의 수사기관보다 엄격한 적법 절차를 준수하면서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최근 잇단 영장 기각 사태에서 보듯 철저한 법원의 통제와 견제 아래 수사가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론스타 수사가 장기화되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선 “미국은 엔론사의 회계 부정을 수사하는 데 4년 4개월이 걸렸다”며 “외환카드 주가 조작은 1개월여 만에 끝낸 사건으로 ‘제트기를 탄 수사’였다”고 반박했다.
검찰은 여론의 동향을 예의 주시하는 모습이다.
김지성 기자 js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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