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환경보호청(EPA)이 은(銀)나노 기술을 적용한 소비자 제품에 대해 규제를 가하기로 결정, 은나노 세탁기 등을 미국에 수출하는 국내 기업들의 피해가 우려된다.
22일 외신과 관련업계에 따르면 EPA는 최근 ‘은의 살균소자를 사용하는 은나노 제품 제조업자들은 수로나 공중보건에 무해하다는 과학적 증거를 제공해야 한다’고 결정했다.
은나노 기술은 현재 삼성전자의 은나노 세탁기를 비롯, 에어컨 냉장고 공기청정기 의류 침구 양말 음식 저장용기 등에 폭 넓게 활용되고 있다. 또 LG전자와 대우일렉 등도 은나노 및 나노실버 기술을 적용한 가전제품들을 생산, 수출하고 있다.
EPA의 이번 결정은 ‘세탁기는 기기이기 때문에 연방 살충제ㆍ살균제ㆍ쥐약법(FIFRA)의 적용을 받지 않는다’는 지난해 결정을 뒤집은 것이다. 지난해 EPA가 이 같은 결정을 내리자 환경단체 등에선 ‘은나노가 버려질 경우 이로운 박테리아와 수중 생물체를 죽일 수 있고 인간에게도 해가 될 수 있다’는 주장을 펴왔고, 결국 EPA가 재검토 끝에 이 같은 결정을 내리게 된 것이다. EPA의 제니퍼 우드 대변인은 “이제 은나노는 살충제로 간주되며 따라서 은나노를 사용하는 가전제품 등도 FIFRA의 규제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이에 대해 “은나노 세탁기는 이미 한국화학시험연구원의 배출수 검사에서 합격점을 받아 수출되고 있는 것”이라며 “무해성을 입증할 수 있는 만큼 수출길이 막히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미국 식품의약국(FDA)도 나노기술 제품에 대한 규제여부를 검토하는 등 전반적 흐름은 규제쪽으로 흐르는 분위기다.
삼성전자의 은나노 세탁기는 1~10월 4만여대, 300여억원어치가 미국으로 수출됐다.
박일근 기자 i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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