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감사원, 바다이야기 감사해봤더니…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감사원, 바다이야기 감사해봤더니…

입력
2006.11.24 00:00
0 0

노무현 대통령은 지난 8월 ‘바다이야기 사태’가 불거지자, “도둑을 맞으려니 개도 안 짖더라”라고 말했다. 그런데 감사원 감사결과 바다이야기 등 사행성 게임의 문제점은 그 동안 수 차례 지적됐으나, 주무 부처인 문화부와 영상물등급위원회가 이를 의도적으로 묵살하거나 은폐한 것으로 드러났다.

■반대의견 묵살

우선 경품용 상품권을 처음 도입할 당시 기독교윤리실천운동 등 시민단체는 사행성이 우려된다며 상품권 등 유가증권을 경품에서 제외해 달라고 요청했다. 문화부 내에서도 반대하는 실무자들의 목소리가 높았다. 하지만 관광업계가 2002 월드컵 대비를 명분으로 도입을 강력히 건의하자 문화부는 입장을 바꿔 경품용 상품권을 도입하기로 결정했다.

이어 2004년 ‘스크린 경마’ 사건을 계기로 마사회, 한국체육진흥공단, 경찰청 등 관계기관에서 상품권제 폐지를 다시 강하게 요청했다. 이에 문화부는 사행산업 종합대책에 관한 연구용역을 외부기관에 맡겼는데, 그 결과도 상품권의 경품지급은 게임산업 진흥의 취지와 맞지 않다는 것이었다.

이 결과는 당시 유진룡 문화산업국장에게 보고됐으나, 유 전 국장은 이 내용을 당시 정동채 장관 등 윗선에 보고하지 않았다. 그리고 같은 해 문화부는 상품권 폐지 시 관련업체 도산이 우려된다는 한국컴퓨터산업진흥회의 건의를 받아들여 상품권 인증제를 도입했다.

■부실한 사후관리 및 사실 은폐

영등위는 2004년 12월 사행성 게임물을 규제하기 위해 1회 게임진행 시간 및 1회 경품한도액을 제한하는 룰을 마련했다. 하지만, 정작 심의에서는 제작업체가 제출한 구비서류도 검토하지 않고 예시ㆍ연타 기능이 가능하도록 변조된 바다이야기 게임기를 승인했다.

영등위는 또 자체 사무국이 변조된 게임기의 위험성을 지적하는 ‘바다이야기 영업실태보고서’를 제출했지만, 이를 알고도 사태를 방치했다. ‘황금성’의 경우에도 이벤트 기능이 예시ㆍ연타로 악용될 소지가 있다는 지적이 있었으나, 영등위는 업체 요구대로 게임기를 통과시켰다.

영등위는 또 사실은폐를 통해 경찰수사를 방해했다는 혐의까지 받고 있다. 영등위는 경찰이 사행성 게임장에 대한 집중 단속을 하면서 예시ㆍ연타 기능이 위법인지를 묻는 질문을 수 차례 했으나 ‘이에 관한 처리방침을 결정한 사항이 없다’거나 ‘확인 불가’라고 하는 등 답변으로 일관, 수사를 방해했다. 또 위원회에 근무중인 공익근무요원이 모 업체로부터 1,000만원을 수수한 사실을 알고도 고발하지 않은 사실도 있었다.

■부실감사 논란

감사원은 그러나 정치권의 외압이나 로비 등 그 동안 제기된 의혹에 대해서는 검찰에 공을 넘겼다. 또 바다이야기 사태의 근본 원인은 1999년 사행성 게임에 대한 기준 완화, 2001년 게임장 등록제로 전환, 2002년 경품용 상품권 제도 도입 등 모든 과정에서 문제가 있었다고 지적하면서도 당시 주무 장관 등에 대해서는 시효(3년)가 중단됐다는 이유로 면죄부를 줬다.

신재연 기자 poet333@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