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승선을 통과한 뒤 연방 가쁜 숨을 몰아 쉬었다. 그래도 얼굴은 기쁨으로 가득했다. 고향과 마라톤 후배들을 위해 뛰었다는 뿌듯함 때문이었다. 대전역 광장에 모인 300여 시민들은 영웅의 고향 입성을 진심으로 환영했다.
‘국민 마라토너’ 이봉주(36ㆍ삼성전자)가 23일 벌어진 제52회 부산-서울 대역전경주대회(주최 한국일보 서울경제 스포츠한국 대한육상경기연맹) 4일째 제4대구간(김천-대전 87.1㎞) 레이스의 제9소구간(세천-대전 7.7㎞)에 충남대표로 출전, 가장 먼저 대전에 입성했다. 기록은 22분 51초.
4일 연속 출전을 강행한 이봉주는 소구간에서 1위 3번, 2위 1번을 차지하며 ‘역시 이봉주’라는 찬사를 받았다. 당초 이봉주는 20~22일 3일 동안만 뛰기로 했다. 24일엔 일본에서 열리는 후코오카 마라톤 60주년 기념 심포지엄에 참가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23일에도 출전을 자원했다. 오로지 마라톤과 후배들을 위해서 였다.
이봉주는 “지난 90년 이 대회에 첫 출전해 최우수 신인상을 받았는데 어느덧 16년의 세월이 흘렀다. 16년 동안 몇 번은 빠진 적도 있지만, 이 대회를 통해 마라톤 기록 향상에 큰 도움을 받았다. 후배들이 나보다 더 좋은 기록을 내기를 진심으로 바란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날 레이스에서도 충북은 1위에 오르며 사실상 2년 만의 정상 복귀를 확정 지었다. 경기는 2위, 3위는 서울, 4위는 경북이 차지했다. 전날 경북에 6초 차 앞서 3위에 복귀했던 서울은 격차를 1분 14초로 벌렸다. 각각 종합기록은 15시간 34분 59초, 15시간 48분 53초, 15시간 56분 52초, 15시간 58분 28초.
한편 이날 충북 영동군 황간역, 옥천역 등지에는 수 많은 학생들과 시민들이 나와 차가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뜨거운 레이스를 펼친 8개 시ㆍ도 건각들을 격려했다.
대전=최경호 기자 squeez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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