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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탈자 많다" 출판사가 冊 리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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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탈자 많다" 출판사가 冊 리콜

입력
2006.11.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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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서적 전문 출판사인 ‘도서출판 그린비’(발행인 유재건)가 지난 5일 출간한 <자본주의 역사 강의: 세계체제 분석으로 본 자본주의의 기원과 미래> (백승욱 지음, 1만7,900원)의 리콜을 선언했다. 오ㆍ탈자가 출판사 내부 기준을 초과했다는 게 이유다.

그린비측은 22일 주요 서점 등에 보낸 공문을 통해 “책 출판 이후 편집과정 중 실수로 생긴 오류를 확인했다”며 “초판 1쇄를 구입한 이들에게 개정판으로 교환해주기로 했다”고 밝혔다. 출판사 관계자는 ‘편집상의 오류’에 대해 “책의 분량과 난이도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오ㆍ탈자는 수십 자를 넘을 수 없다는 게 내부 기준인데, 책의 오ㆍ탈자 수가 이 기준을 넘어섰다”고 설명했다. 이 책은 초판 1쇄 2,000부 가운데 1,400부가 온ㆍ오프라인 서점으로 나갔다고 출판사측은 밝혔다.

출판사가 저작권 침해 등 명백한 판매 불가 사유로 책의 리콜을 단행한 예는 있지만, 오ㆍ탈자가 많다는 이유로 이미 서점에 깔린 책을 전량 리콜하기는 처음이다. 최근 유명 일본 작가의 추리소설을 출간했다가 오ㆍ탈자가 많아 네티즌들의 거센 항의를 받았던 한 출판사는 항의해오는 독자에 한해 비공식적으로 개정판을 교환해줬다.

그린비 관계자는 “인문학이 외면 당하는 상황에서도 ‘그린비’라는 이름을 믿고 책을 구입하는 독자들을 배반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출판계 관계자는 “독자와 저자에 대해 책임을 지겠다는 의지의 표현이자, 한국 출판시장의 수준을 한 단계 높인 용기 있는 조치”라고 말했다.

도서 교환은 개정판 출간이 마무리되는 이 달 28일부터 할 수 있다. 오프라인 구매자는 영수증을 첨부해 해당 서점에서 교환할 수 있고, 온라인 구매자는 온라인서점의 협조를 통해 출판사가 일괄적으로 개정판을 배송한다.

<자본주의 역사강의> 는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인 저자가 세계체제분석 연구방법론을 통해 우리의 당면 문제인 동아시아의 위기를 분석한 국내 최초의 연구서이자 세계체제분석 입문서다.

최윤필기자 walde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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