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한 조명과 힙합 댄스, 그리고 장시간 비행을 고려한 운동복 차림의 출국.
22일 서울 올림픽공원 역도경기장에서 열린 2006 도하 아시안게임 한국 선수단 결단식에 참가한 '태극전사'들은 스포츠계에 부는 변화를 경험했다.
이전까지 결단식은 고위 인사들의 '대한건아들, 이기고 돌아오라'는 근엄한 당부와 선수들의 틀에 박힌 '필승 다짐'이 난무하는 지루했던 지루한 행사였다. 하지만 김현태 KBS 아나운서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행사는 신세대 선수들에 타깃을 맞춘 흥겨운 이벤트였다. 강한 비트의 음악과 함께 힙합그룹 '갬블러'의 공연이 펼쳐지자 나이 어린 선수들은 박수와 어깨짓으로 환호를 보냈다.
달라진 것은 행사만이 아니었다. 한국 스포츠사상 첫 종합대회 여성단장인 정현숙 아시안게임 선수단장은 28일 카타르로 떠나는 선수단 본진이 단복 대신 편안한 운동복 차림으로 출국할 수 있도록 했다. 정현숙 단장은 "선수 때 정장 스타일의 단복을 입고, 장시간 비행을 하면 매우 힘들었다. 무엇보다 선수들을 편하게 하는 게 우선이라 이같이 조치했다"고 말했다.
편안한 분위기에서 진행된 행사였지만 필승의 다짐만은 변함없었다. 정현숙 단장은 "정정당당한 스포츠정신과 투철한 사명감으로 목표인 종합 2위를 꼭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체스와 카바디를 제외한 37개 종목에 832명의 선수단을 파견하는 한국은 70개 이상의 금메달로 지난 98년 방콕 대회 이후 3대회 연속 2위 수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한국 선수단을 대표할 기수에는 농구의 이규섭29ㆍ서울 삼성)이 선정됐고, 남녀 주장엔 사격의 박병택(40ㆍKT)과 펜싱의 서미정(26ㆍ강원도청)이 각각 뽑혔다.
한준규 기자 manbok@hk.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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