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가장 투자수익률이 우수한 주식펀드는 삼성그룹 적립식 주식펀드들이다. 반면 가장 수익률이 저조한 펀드는 중ㆍ소형주펀드와 IT관련 주식펀드다. 이렇게 말하면 투자자들은 대부분 수익률 상위펀드에 관심이 가며, 수익률이 꼴찌를 기록하고 있는 펀드를 환매하고 싶어한다.
주식펀드의 설정액 합계가 45조원으로 1년 전에 비해 19조원이나 증가하였고, 750만명에 달하는 많은 투자자들이 주식펀드에 적립식으로 투자하고 있다. 하지만 주식펀드의 이 같은 외형적인 성장에도 불구하고, 많은 투자자들은 여전히 좋은 주식펀드를 고르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주식펀드를 제대로 고르기 위해서는 첫째, 과거수익률만 보고 고르면 곤란하다. 현재 1등인 펀드를 고르고, 하위권에 있는 펀드를 환매하면 잘못된 선택이 되기 쉽다. 주식시장은 1년에도 2~3차례의 유행을 타기 때문에 현재 수익률이 상위권인 펀드를 고르는 것은 더 위험할 수도 있다.
둘째, 주식펀드는 반드시 가치투자 차원에서 골라야 한다. 가치투자란 싸게 사서 비싸게 파는 투자자세를 말한다. 주식펀드는 저평가된 주식을 잘 골라내는 펀드매니저가 운용해야 한다. 이런 펀드들은 주가수익률(PER), 주가자산가치비율(PBR)과 같은 주식가치 평가지표가 다른 펀드보다 현저하게 낮다.
셋째, 원금보장, 시스템투자와 같이 복잡한 구조를 가진 주식펀드를 피하는 것이 좋다. 파생상품을 이용하거나 특정한 투자모형을 이용하는 펀드들은 보기에는 화려해도 시장이 급등락하거나 예상 밖으로 움직이게 되면 큰 손실을 맛보게 된다. 가능하면 대형주펀드, 가치주펀드와 같이 단순한 투자방법을 가진 펀드를 이용해야 하며, 복잡한 펀드나 특이한 펀드는 20~30% 이내의 투자비중을 가져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넷째, 과거보다는 미래를 보고 펀드를 골라야 한다. 주가는 지금부터 3개월이나 6개월 후의 기업 수익성을 반영하면서 움직인다. 물론 북핵실험과 같이 예측이 어려운 정보는 발생 즉시 주가에 반영되기도 한다.
또 그 밖의 경제성장, 환율, 금리 변수 등도 미리 반영된다. 따라서 주식펀드를 고를 때는 과거 수익률을 보지 말고 펀드매니저의 미래를 예측하는 능력을 봐야 한다.
문제는 이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자산운용회사와 펀드매니저에 대한 심층적인 면담이나 정보가 필요하다. 펀드평가사들은 투자자들의 펀드선택을 돕기 위해 이런 정보를 인터넷으로 공개하고 있으므로 언제든지 읽어볼 수 있다.
우리들은 자동차나 냉장고를 살 때는 여기 저기 의견을 물어보고 검색해본다. 하지만 펀드를 구입할 때는 그냥 금융기관 창구 직원의 말을 듣고 가입하거나 과거 수익률만 보는 경향이 있다. 본격적인 펀드투자의 시대를 맞이해서 이제는 펀드선택 방법도 좀더 선진화해야 한다.
우재룡 한국펀드평가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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