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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져가는 기관의 힘

입력
2006.11.22 2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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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순매수 상위 21종목중 20개 상승…매매·지수 동향 일치도 11번 달해

이 달 들어서도 1조원 어치 이상을 순매도한 외국인 투자자들의 매매 행태에 반항하기라도 하듯 종합주가지수(KOSPI)는 1,400선을 뚫고 올라섰다. 하반기 들어 이 같은 경향이 줄곧 이어져 외국인의 지수 영향력이 예전 같지 않다는 말도 자주 들린다. 반면 주식형 펀드 자금의 유입으로 영향력이 커진 기관투자가들은 외국인의 빈 자리를 메우면서 기관 장세가 펼쳐지고 있다.

●부쩍 커진 기관 영향력

이 달 들어 22일까지 15거래일 동안 코스피의 상승, 하락 방향과 기관의 매매동향이 일치한 것은 모두 11번이나 됐다. 기관이 사면 지수가 오르고, 기관이 팔면 지수가 내린 경우가 73%에 달한다는 의미다. 반면 같은 기간 외국인의 매매동향이 코스피 방향과 일치한 경우는 6거래일에 그쳤다.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는 것은 사실상 외국인의 지수 영향력이 없다는 말과 같다.

추세적으로도 비슷한 결과가 나타난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투자자별 순매수 동향과 당일 지수 움직임의 방향이 같았던 날의 비중이 외국인은 2000년 70%에서 올해 50%로 떨어졌다.

대신 50% 수준이던 기관의 영향력이 올해는 70% 수준까지 상승했다. 삼성증권 김성봉 연구원은 “2005년 이후 외국인의 매도는 가격에 영향을 주지 않는 수준에서 진행돼 왔다”며 “따라서 외국인 매도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이 돼도 이를 지나치게 우려할 필요는 없다”고 지적했다.

상대적으로 커진 기관의 힘은 개별종목에서도 볼 수 있다. 이 달 들어 21일까지 기관의 순매수 상위 20개 종목 중 21일 종가 기준으로 하락한 것은 한 종목 뿐이다. 평균 6.1%가 올랐고 10% 이상 오른 종목도 6개에 이른다. 반면 같은 기간 외국인 순매수 상위 20개 종목 가운데 하락 종목은 6개다. 평균 상승률(5.08%)은 괜찮은 편이지만 기관보다는 못하다.

●기관 장세의 해법

기관이 과거에 비해 힘이 커졌다고 해도 최근 들어 주식형 펀드 자금 유입세가 둔화되면서 이전처럼 활발한 매수세를 보이지는 못하고 있다는 평가도 있다.

코스피가 오랫동안 공을 들여왔던 1,400선 돌파에 성공한 이후에 주춤한 것도 이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김성봉 연구원은 “매수 여력이 상대적으로 감소한 이런 상황에서 기관은 주가지수에 영향력이 큰 대형주보다는 중대형주 위주의 수익률 게임을 벌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이 달 기관의 순매수 상위 100종목을 보면 시가총액 30~200위 이내의 종목에 집중돼 있다. 김 연구원은 “지수의 흐름이 답답한 편이지만 시장의 주도세력인 기관이 주목하고 있는 시가총액 200위권 내의 옐로우 칩에서 대안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진성훈 기자 blueji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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