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째 당뇨병을 앓는 유동열(69ㆍ인천 만수동)씨는 아침마다 독특한 방법으로 건강을 관리한다. 검사기기로 혈당을 체크하는 것은 다른 당뇨 환자와 똑같지만, 검사결과를 직접 병원으로 가져가지 않는다. 검사기를 거치대에 꽂으면 혈당치가 전화선을 타고, 그가 다니는 인천 중앙병원 주치의에게 자동 통보된다. 그리고 주치의는 PC화면에 나타난 혈당치를 본 뒤 유씨에게 전화를 걸어 “오늘은 좋으시네요” 혹은 “운동을 안하셨군요. 좀 주의하셔야 겠는데요” 식으로 조치사항을 알려준다.
유씨는 “예전엔 혈당치를 적어 차를 타고 병원까지 가져갔는데 이젠 그런 번거러움이 없어졌다”면서 “당뇨 노인들에겐 정말로 편리한 서비스가 생겼다”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KT 에선 일일 혈당기록을 모아 매달 분석자료를 만들어 우편으로 보내주기 때문에, 한 눈에 혈당 흐름을 확인하고 운동이나 음식조절하기도 쉽다.
유씨가 이용하는 이 서비스는 KT가 2개월의 시범시행을 거쳐 20일부터 본격적인 상용화에 들어간 ‘유비쿼터스 헬스(u-헬스)’ 서비스다. ‘언제 어디서나 건강을’이란 뜻의 u-헬스는 인터넷, 휴대폰, 유선전화 등 정보통신 수단을 활용해 건강을 관리하는, 정보기술(IT)과 보건의료가 결합된 첨단 서비스다. KT 뿐만 아니라 SK텔레콤도 부산 대구에서 시범 서비스를 실시하는 등 바야흐로 ‘u-헬스 시대’가 본격 개막되고 있다.
KT의 u-헬스 서비스의 이용비용은 가입비 5만원과 매달 4,000원의 이용료가 전부다. KT는 가입자에게 혈당 검사기와 전화모뎀이 내장된 거치대를 제공하며, 080 수신자부담전화를 사용하기 때문에 별도 통화료는 없다. KT 헬스 사업부 유용대 과장은 “인터넷은 노인들이 이용방법을 모를 수 있기 때문에 일부러 전화선을 썼다”며 “현재 서울 길병원, 신촌 세브란스, 인천 중앙병원 등 세 군데 환자들을 대상으로 제공하고 있으나 점차 전국 종합병원으로 확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SK텔레콤의 u-헬스는 혈당확인과 함께 고혈압, 호흡기 질환, 근육통 관리까지 커버범위가 더 넓다. 예컨대 근육통 환자의 경우 인터넷 u-헬스 홈페이지(www.sktuhealth.co.kr)에 접속해 아픈 부위를 입력하면 마사지 부위와 방법이 표시된다. SK텔레콤 김정민 과장은 “독거 노인, 저소득층 등 약 1,000명에게 내년 7월까지 무료 시범서비스를 제공한 뒤 상용화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라며 “환자들 반응이 너무 좋아 고무적”이라고 말했다.
u-헬스가 정보화시대의 건강관리방식으로 자리잡으려면 궁극적으로 의사와 화상대화를 통한 상담, 진료, 처방까지 가야 한다. 그러나 여기엔 법적 걸림돌이 가로막고 있다.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통신사)가 의료기관이 아니어서, 화상진료를 제공하면 의료법에 저촉된다는 것. 업계 관계자는 “병원이 직접 화상진료 시스템을 구축하기는 힘든 상황인 만큼 u-헬스 활성화를 위해 관련법 정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연진기자 wolfpa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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