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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하를 향해 뛰는 별★] <7> 남자배구 신진식·문성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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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하를 향해 뛰는 별★] <7> 남자배구 신진식·문성민

입력
2006.11.22 2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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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 금메달을 따서 돌아오겠습니다. 이렇게 말해놓고 우승하지 못하면 얼마나 큰 망신이에요? 각오는 묻지 말아주세요.”

남자 배구 대표팀의 맏형 신진식(33ㆍ삼성화재)은 산전수전 다 겪은 노장답게 “도하아시안게임에서 말이 아닌 행동으로 보여주겠다”고 말했다. 일본과 중국의 전력을 확인하지 못했기에 우승을 장담할 순 없단다. 하지만 승부사 특유의 자신감은 넘쳤다.

‘갈색 폭격기’ 신진식의 진가는 2006세계선수권대회에서도 드러났다. 신진식은 카자흐스탄과의 예선 D조 3차전(19일)에서 210㎝의 거인 스바토슬라프 미클라세비치의 블로킹을 뚫어 한국에 첫 승을 안겼다. 한 박자 빠른 공격과 비틀어 때리는 타법으로 거인을 농락한 신진식은 리베로급 수비 실력도 과시했다.

신진식은 대표팀 막내이자 왼쪽공격을 맡은 문성민(20ㆍ경기대)의 수비훈련을 돕는 과외교사 임무까지 맡았다. 신세대 거포 문성민이 공격에 비해 수비가 약해서다. 지난 5월 생애 첫 태극마크를 단 문성민은 “아시안게임에 출전한다는 게 실감나지 않는다”면서 “진식이 형에게 많이 배워서 꼭 금메달을 따겠다”고 다짐했다.

수비 불안 해결하면 금메달

한국은 일본, 중국과 함께 우승후보로 꼽힌다. 하지만 최근 상승세가 눈에 띄는 개최국 카타르와 이란, 카자흐스탄도 만만한 상대는 아니다. 김호철 감독은 21일 “세계선수권대회에서 각 팀 전력을 분석한 결과 역시 일본의 전력이 가장 강하다”면서도 “선수와 감독으로 뛴 최근 25년간 일본에 진 적이 한 번도 없다”고 강조했다. 일본이 중국보다 까다롭지만 일본에 지지 않을 자신이 있다며 눈빛을 반짝였다.

한국의 가장 큰 약점은 수비. 세대교체의 선두주자 문성민과 김요한(21ㆍ인하대)의 서브리시브가 불안해 조직력은 물론 공격까지 흔들린다. 김 감독이 무릎 부상에 시달린 신진식과 이경수를 대표팀에 합류 시킬 수밖에 없었던 이유다.

“왼쪽 공격을 맡을 신진식과 이경수 가운데 한 명만 제대로 뛸 수 있다면 수비 문제는 해결된다. 여기에 문성민이 가세하면 백중세가 예상되는 일본과 중국을 격파할 자신이 있다.”

세계선수권 부진 걱정하지마

개구리는 멀리 뛰기 위해 웅크린다. 한국의 세계선수권 부진도 마찬가지. 2보 전진을 위한 일보 후퇴인 셈이다. 김 감독은 “아시안게임이 코앞에 다가왔는데 세계선수권에 총력을 펼칠 수 없다”고 했다. 무릎 통증에 시달리고 있는 신진식과 이경수를 기용하고 있지만 무리 시킬 수 없다는 의미다.

신진식은 튀니지(17일)와 캐나다(18일)에 지자 “승패에 큰 의미는 없지만 자존심이 상한다”고 얼굴을 찡그렸다. “아시안게임이 더 중요하지만 지는 건 참을 수 없다”는 승부욕이었다. 막내 문성민은 “진식이 형의 승부욕도 배우고 싶다”며 눈을 반짝였다. 그 동안 키 큰 외국 선수에 주눅이 들었던 것도 사실. 그러나 더 빠르고 과감한 공격을 펼치겠다고 했다.

‘순둥이’로 소문난 문성민이 “카타르 땅에 꼭 태극기를 꽂겠다”고 다짐했다. 곁에 있던 맏형이 참견했다. “땅에 꽂지 말고 하늘에 휘날리자.” 너털웃음을 터트린 이들은 입을 모아 외쳤다. “국민 여러분, 지켜봐 주십시오. 꼭 금메달을 따내 카타르 하늘에 태극기를 휘날리겠습니다.”

센다이(일본)=이상준 기자 j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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