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車 현지화로 승부한다/ 현대·기아 "로마에선 로마모델 생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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車 현지화로 승부한다/ 현대·기아 "로마에선 로마모델 생산"

입력
2006.11.22 2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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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ㆍ기아차그룹이 미국과 유럽에서 2단계 현지화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한국 생산모델을 해외에서 만드는 '1단계 현지화'에서 벗어나, 독자적 현지모델을 내놓는 단계로 옮겨가고 있다.

21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현대ㆍ기아차그룹은 지난달 미국 조지아주 공장 착공을 계기로 1단계 '1-2-3' 글로벌 전략을 마무리했다.

1-2-3 글로벌 전략이란 환율변동이나 수입차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완화하기 위해, 정몽구 회장 지시로 '중국 100만대-중국 이외 지역 200만대-한국 300만대 설비'를 운영하겠다는 전략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1-2-3 전략의 마무리는 글로벌 시장 전략의 하드웨어가 구축됐음을 뜻한다"며 "이제는 개별시장의 특성을 반영해 현지 모델을 생산ㆍ판매하는 2단계 현지화가 본격 추진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ㆍ기아차그룹은 중국ㆍ인도시장에서 현지모델 개발(본보 21일자 16면 참조)에 박차를 가하는 한편, 상대적으로 앞선 시장인 미국ㆍ유럽에서도 고유 모델을 내놓기 시작했다.

미국 시장에서는 미니밴 모델 '앙트라지'가 대표 차종이다. 이전의 미니밴(트라제) 모델과 다른 점은 트렁크와 주행 안정성을 높였다는 점. 현대차 관계자는 "미국 소비자들로부터 트라제는 트렁크가 좁다는 지적을 받았다"며 "앙트라지는 트렁크를 넓히는 한편 미국인의 생활양식에 맞춰 트랙션 컨트롤 시스템(TCS)과 안티락 브레이크 시스템(ABS)이 적용된 첨단 주행 안전장치(ESC) 및 6개의 에어백을 기본 옵션으로 장착했다"고 말했다.

이 같은 현지화 노력 속에 앙트라지는 미국 현지에서 판매량이 계속 늘어나고 있다. 올 봄 출시 이래 판매량이 5월과 6월에는 각각 1,068대와 1,510대에 머물렀으나, 지난달에는 2,957대까지 늘었다. 또 미국 소비자연맹이 발간하는 컨슈머 리포트는 앙트라지를 '최우수 추천 차종'으로 선정했다.

유럽에서는 유럽인이 선호하는 해치백 모델 개발에 중점을 두고 있다. 콘셉트카 단계이지만 현대차는 준중형 해치백 모델로 'HED-3'(아네즈ㆍArnejs)를 개발했다. 현대차 유럽 디자인연구소에서 폭스바겐 골프와 맞대결을 구상하고 제작했는데, 배기량 2,000㏄의 VGT 디젤엔진과 5단 자동변속기를 탑재했다.

9월 열린 파리모터쇼에서 최초 공개됐는데, 아네즈에 바탕을 둔 양산차가 출시되면 독보적 지위를 누리고 있는 골프를 크게 위협할 것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기아차는 연말부터 유럽형 전략차종을 본격 생산할 계획이다. 주인공은 씨드(cee'd)로, 아네즈처럼 유럽에서 디자인된 해치백 스타일이다. 슬로바키아 질리나 공장에서 생산돼 유럽 전역에 판매된다.

아네즈가 고급스러움을 추구한다면 씨드는 스포티한 이미지가 강조됐다. 굿모닝신한증권 용대인 애널리스트는 "격화하는 글로벌 경쟁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현대ㆍ기아차는 현지화 전략은 적절한 선택이다"고 평가했다.

조철환 기자 chc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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