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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제 페더러, 천재 나달 '한수 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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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제 페더러, 천재 나달 '한수 지도'

입력
2006.11.22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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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은 많았다.’

세계 테니스계를 호령하는 두 슈퍼스타, ‘테니스 황제’ 로저 페더러(1위ㆍ스위스)와 ‘왼손 천재’ 라파엘 나달(2위ㆍ스페인)의 라이벌전 답게 열정적이었고 화려했다. 절묘한 발리, 한 박자 빠른 패싱샷, 슬라이스 각도 큰 드롭샷, 네트 구석을 찌르는 드라이브샷 등. 1만 여명의 관중들은 연방 ‘와’하는 탄성을 내지르며 열광적인 박수를 쏟아냈다.

21일 잠실실내체육관 특설코트에서 열린 ‘현대카드 슈퍼매치Ⅲ’. 지난 18일 상하이 마스터컵 4강에서 맞붙은 이후 나흘 만에 재대결이었다. 당시 페더러에 0-2로 완패해 ‘페더러 천적’으로서의 체면을 구겼던 나달은 이번에도 1세트 초반 1-4로 끌려가 무기력하게 무너지는 듯 했다.

클레이코트와 잔디코트보다 공의 스피드가 빠른 하드코트였던 만큼 페더러의 강서브에 나달은 고전을 면치 못해 결국 1세트를 3-6으로 내준 것. 그러나 2세트 들어 특유의 괴성을 내지르며 힘을 낸 나달은 빠른 발과 뛰어난 반사신경으로 코트를 부지런히 누볐고, 공 스피드의 강약을 이용한 유연한 스매싱으로 반격에 성공, 세트스코어 1-1로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1시간 22분간 접전 끝 결과는 상대전적에서 3승6패로 뒤졌던 페더러의 2-1(6-3 3-6 6-3) 승리. 페더러는 마지막 매치포인트를 서브 에이스로 가볍게 마무리 지으며 ‘테니스 황제’의 위용을 과시했다.

공식 경기에서는 좀처럼 보기 힘든 진기명기도 쏟아졌다. 둘 모두 뒤로 뛰어 백샷을 날리는 가 하면 특히 나달은 배구나 배드민턴에서나 볼 수 있을 만한 스파이크성 강타를 꽂아 넣기도 했다.

경기 후 “다음에도 이런 재미있는 경기를 갖자”고 우애를 다진 둘은 “관중들의 열정적인 응원에 신이 나 경기한 것 같다”고 입을 모았다. 나달이 “페더러는 포핸드 뿐만 아니라 전 부문이 거의 완벽한 선수”라고 추켜세우며 곧바로 훈련에 임하겠다는 계획을 밝히자 페더러는 “너무 열심히 연습하지 말라”고 장난을 거는 등 은근히 라이벌 의식을 드러내기도 했다.

페더러는 이날 밤 늦게 카타르로 출국했고 나달은 22일 오전 한국을 떠난다.

오미현 기자 mhoh25@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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