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학 총장들의 연봉이 100만달러(약 9억3,570만원)시대에 본격 진입했다. 미국 대학들이 유능한 최고경영자(CEO)형 총장을 앉히기 위해 출혈 경쟁이 치열해졌음을 보여주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20일 발간된 <고등교육신문> 을 인용, 853개 대학 총장들의 2004~2005학년도 연봉을 조사한 결과 6월 퇴임한 오드리 도버스타인 총장에게 274만6,241달러를 준 윌밍턴대를 비롯해 총장 몸값이 100만달러를 넘은 사립대학이 7곳에 이른다고 전했다. 총장 연봉 100만달러를 처음 돌파한 전년도보다 2곳이 늘었다. 총장 연봉이 50만달러(약 4억6,785만원)를 넘는 대학은 112곳으로 전년도보다 53% 늘었다. 고등교육신문>
린 대학의 도널드 로스 총장(131만달러), 유니온컬리지의 로저 헐 학장(102만달러)도 지난 한해 100만달러 이상을 벌어들이고 자리에서 물러났다. 피터 트레버 베일러의과대 학장(130만달러), 고든 지 반더빌트대 총장(117만달러) 등도 100만달러 총장 대열에 합류했다.
사립대와는 아직 차이가 크지만, 델라웨어대의 데이비드 로젤 총장이 성과급 25만달러를 포함 97만9,571달러를 받아 100만달러 대열에 근접하는 등 공립대 총장 연봉의 성장세도 괄목할 만하다. 연수입 50만달러 이상의 공립대 총장은 42명으로, 전년도(23명)의 갑절에 이르는 등 공립대 총장의 연봉도 치솟고 있다. 미국 대학 총장 연봉의 고공 행진이 꺾이기 어려우리라 짐작되는 대목이다.
신문은 대학 총장의 몸값이 올라가는 데는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도 원인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와 맞물려 능력이 검증된 총장감들이 감소하면서 총장 모시기 경쟁이 치열해졌다는 것이다.
고액 연봉 총장의 대거 등장이 캠퍼스에 미칠 부작용도 만만치 않다. 로저 보웬 미 대학교수협회 사무국장은 “지금 대학들은 교수가 노동을 제공하고 학생은 소비자 역할을 하는 기업을 닮아가고 대학 총장들은 CEO나 다름없다”고 지적했다.
문향란 기자 iam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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