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찐 고양이(Fat Cat)가 될 것인가, 큰 고양이(Big Cat)가 될 것인가’
10년 전 국내 IT기업의 한 임원이 미국을 방문했을 때, 어떤 회사의 CEO로부터 들은 얘기라고 한다. 당시 비약적인 성장을 거듭하고 있던 이 기업은 ‘살찐 고양이, 큰 고양이론’으로 채찍질해 지금의 세계적 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었다.
기업의 성장은 불가피하게 조직의 유연성과 신속성을 떨어뜨린다. 그렇다고 덩치만 크고 쥐도 잡지 못하는 ‘살찐 고양이’가 될 수 없는 노릇이다. 더군다나 디지털 경제, 글로벌 경제는 빠른 의사결정과 신속한 시장진출을 요구한다. 쥐도 잘 잡고 덩치도 큰 고양이가 되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할까. 바로 간소하고 유연한 조직운영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몇 년 전부터 국내 대기업들도 신속한 의사결정과 조직의 탄력성을 높이기 위해 전통적인 부ㆍ과제를 없애고 팀제를 도입하고 있다. 한국경영자총협회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팀제를 도입한 국내 대기업은 70%에 이른다.
그러나 팀제는 시점과 상황에 따라 최적의 조직으로 분할, 통합돼야 제 기능을 발휘한다. 단순히 외형만 팀제로 전환했다고 거대한 조직이 간소화되고 유연해지는 것은 아니다. 말단 조직의 신축성을 최대한 보장하고 조직 내에서도 고정ㆍ파괴가 일상적이지 못하면 ‘살찐 고양이’가 될 수밖에 없다.
‘아메바 경영’으로 유명한 일본의 교세라가 큰 덩치에도 불구하고 비약적 성장과 실적을 올릴 수 있었던 것도 수시로 세포분열을 하는 아메바의 생존원리처럼 조직의 분열과 결합을 일상화시켰기 때문이다. 디지털 경제에서 덩치도 크고 쥐도 잘 잡는 기업이 되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진화해야 한다. 그리고 그 진화의 방향은 분열과 결합이 끊임없이 일어날 수 있는 ‘간소하고 유연한 조직’임을 명심해야 한다.
㈜LG 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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