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 의원 90명이 21일 정부에 이라크 자이툰부대의 철군 계획서 제출을 요구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이에 따라 내달 31일로 파병기간이 만료되는 자이툰부대의 파병연장 여부를 둘러싼 정치권과 여당 내부의 논란이 가열될 것으로 보인다.
국회 통일외교통상위의 우리당 간사인 임종석 의원은 이날 의원 90명이 서명한 성명을 발표,“정부가 병력만 감축한 채 파병 연장을 요청하는 건 국내 여론을 무시하는 것”이라며 “정부는 지지자들의 반대를 무릅쓰고 파병을 결정했던 만큼 결자해지 차원에서 내년 대선 전에 철군하겠다는 계획서를 제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성명에는 이미경 비대위원과 이목희 전략기획위원장, 민병두 홍보기획위원장 등 지도부와 당직자도 다수 참여했다.
이와 함께 이미경 이광철 유승희 의원 등 우리당 의원 22명은 이날 자이툰부대의 즉각 철군을 요구하는 결의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한나라당 4명, 민주당 2명, 민주노동당 9명을 포함해 여야 의원 37명이 서명한 결의안은 미군의 이라크 주둔을 일제의 강점에 비유한 뒤 “이라크는 이라크인의 손에 맡기고 미군과 자이툰부대 등 다국적군은 철수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그러나 ‘안정적 개혁을 위한 의원모임’(안개모)과 ‘희망21포럼’ 등 우리당 내 중도ㆍ보수성향 의원들은 자이툰부대 철군론에 거부감을 나타내고 있다. 또 임 의원이 주도한 성명에 참여한 일부 의원도 철군은 시기상조라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김한길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23일 정책의총을 열어 파병연장안을 비롯한 현안을 논의해 입장을 정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양정대 기자 torc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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