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희(古稀)를 넘긴 나이에도 불구하고 역사소설로 인터넷을 달구고 있는 대기업 출신 최고경영자(CEO)가 있다. 주인공은 LG그룹의 시스템통합(SI)을 전담한 LG-CNS에서 8년간 사장을 지낸 뒤 2000년 IT벤처컨설팅 업체인 ㈜프리씨이오를 설립, 현재도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는 김영태(72) 프리씨이오 명예회장.
김 명예회장은 올해 3월말부터 인터넷사이트 연우포럼(www.younwooforum.com)에 동북아의 선사시대와 고대의 신화와 역사를 배경으로 한 고대사 소설 <환단의 후예> 를 연재하고 있다. 환단의>
현재 2부 64편의 연재를 마쳤으며 매 편마다 평균 400여명의 독자들이 글을 탐독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3부를 집필 중인 김 회장의 이 달 말 1,2부를 묶은 '천(天)'편(어문학사 발행)을 책으로 펴낸다. 지(地)ㆍ인(人) 편도 내년 말까지 책으로 낼 계획이다. 이 소설은 선사 시대부터 7세기의 신라 통일까지를 다루고 있다.
김 회장은 "은사이신 금아 피천득 선생님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소설을 쓰게 됐다"며 칠순을 넘겨 소설 쓰기에 뛰어든 동기를 조심스럽게 밝혔다.
대학 은사인 피씨는 그에게 "꼭 소설을 하나 써야 해. 내가 죽기 전에 한 권만이라도 좋으니 당신은 반드시 쓰도록 해"라는 말을 항상 했고 엉겁결에 '예'라고 답해 10년 고민 끝에 마침내 집필에 나서게 됐다. 96세의 고령인 피씨는 그의 원고를 읽고 "나 다 읽었어"라며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국내 IT업계의 산 증인으로 유명한 김 회장이지만 그 보다도 'LG그룹의 허리가 기역(ㄱ)자로 굽은 사람'으로 더 잘 알려져 있다.
그는 LG그룹 입사 5년 뒤 강직성 척추염으로 40년간 허리를 펴지 못한 채 45도로 구부리고 살아왔다. 지난 3월 주위의 강권으로 생명을 건 수술을 받았고 허리를 펼 수 있게 됐다.
수술 전 145㎝였던 키는 160㎝로 젊었을 때 모습으로 회복됐고 만나는 이들마다 '기적'이라며 놀라움을 토로했다. "난 살아있는 광고탑"이라고 농담을 던진 그는 "<환단의 후예> 집필을 마친 뒤 힘이 된다면 이를 일어와 영어로 번역해 우리의 숨은 역사를 전세계에 알리고 싶다"고 말했다. 환단의>
박희정 기자 hj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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